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대남·대미 메시지가 빠지면서 새해 남북관계 방향도 당장은 예측이 어렵게 됐습니다.
남한 대선에 미중 갈등까지 여느 해보다 변수가 많은 올해 남북관계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강영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차기 정부 대북 전략은?>
이재명, 윤석열 양당 대선 후보의 대북 정책은 실용주의와 원칙주의로 온도차가 큽니다.
이 후보는 경제협력 등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 다만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
▶ 인터뷰 :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달 11일)
- "압박 제재라고 하는 채찍도 소통과 대화 협력이라고 하는 당근도 유효적절하게 섞어야 하는 것이지…."
윤 후보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 제재 완화도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지난해 9월)
-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면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상응하는 대가도 제공할 것입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정조준하며 제재에 나선 바이든 정부와 반발하는 북한 사이 관계 개선 노력은 차기 정부의 시급한 숙제입니다.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재명 정부든 윤석열 정부든 미국을 어떻게 설득하고 또 북미관계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서 남북 간의 대화 협력에도 영향을…."
<미중 갈등 속 한반도 운명은?>
다음 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간 종전선언 합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죠.
하지만 미중 갈등 고조가 남북 관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 확산 움직임에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대화 기대감이 낮아졌습니다.
▶ 인터뷰 : 정의용 / 외교부 장관(지난달 29일)
-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삼기로 희망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이 때문에 고립의 물꼬를 트기 위한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 인터뷰 :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미국과의 협상이 안 풀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거의 다 썼거든요. 지금보다는 높은 수준의 도발을 북한은 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빗장 언제 풀까?>
우리 정부는 2022년 업무보고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 일관된 대북정책을 내놨습니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입니다.
▶ 인터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은 절실히 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고요. 3월 한미연합훈련 연기라든지 중단이라든지 이런 명분만 주어지면 언제든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있습니다."
당장은 주변국 정세를 살피며 관망 태도를 유지하는 북한이지만, 오는 3월 9일 우리 대선 결과를 기점으로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MBN뉴스 강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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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양희승 VJ
영상편집 : 송현주·김경준
그래픽 :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