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일 정치권과 법무부에 따르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은 내년 설날 때까지는 신병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지난해(2021년) 12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의사 소견이 '6주간 더 치료가 필요하다'고 나왔다"며 "설날 때(2월 2일)까지는 계시지 않겠느냐. 현재 (입원 중인) 병원에서 병을 치료하는 게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에 힘을 실어주라는 취지의 옥중 메시지를 낸 전례가 있다. 특히, 그는 2월 초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직접 육성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병원에서 퇴원하실 때 직접 육성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 31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서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이 진열되어 있다. [한주형 기자] |
박 전 대통령은 석방 전날 그가 수감 생활 중 지지자들과 주고 받은 서신과 답장을 엮어 만든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새기지 않습니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서문에서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며 활동 재개를 암시하기도 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의 부당함을 언급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한 올 한 올 풀려질 것으로 믿고 있다"며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고 썼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끌어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사면 결정 이후 연일 박 전 대통령 끌어안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TK지역을 순회하며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건강이 회복되면 한번 찾아뵙고 싶다"고 언급했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정권교체'의 대의에 손을 들어줄 경우, 보수층 결집을 통해 윤 후보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하나로 대구·경북(TK) 등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서 표심을 다질 기회일 수 있다.
실제 TK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상당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만 18세 이상 대구시민 1014명을 대상으로 한 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1%) 결과, 대구시민의 71.2%가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안 된다'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3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반면,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비판할 경우 TK와 강성 보수층의 윤 후보 지지율이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야권 일부에선 윤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의 대선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교체론을 거론하며 "여러가지 대안이 있다고 본다"며 "윤석열보다 나쁜 대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내에선 박 전 대통령을 다시 정치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25일 온라인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 청문홍답 코너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권 복귀 가능성에 대해 "더 이상 정치판에 끌어들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정치 수사로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감옥에 가둬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보복으로 이 전 대통령도 정치 수사로 가둬 놨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겁이 났던 모양"이라고 해석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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