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종인, 동시에 이준석 때렸다..."평론가 돼선 곤란"

장외서 선대위 비판한 李 겨냥 발언
윤석열 “선거 얼마 안 남은 비상 상황”
3선 김태흠 "제갈량 노릇 말고, 오만에서 벗어나야"
이준석 “제언하는 게 민주주의” 반발

↑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오늘(27일)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선대위 집안싸움’으로 당내 내홍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준석 대표의 발언으로 대선 지지율 하락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읽힙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을 위한 제언이 평론 취급을 받았다”며 즉각 응수했습니다.

선대위 파열음 고조…尹 “평론가 곤란”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누구든 제3자처럼 논평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작심 발언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 조직을 대선 과정을 통해 재건하고 강한 정당을 만들어 대선, 지방선거, 총선 승리의 기반을 구출해야 한다”며 “당은 상명하복의 하이어라키(hierarchy, 계층) 조직이 아니다. 당원이 당의 중심이다. 다만 당원 누구도 당의 공식 결정과 방침에는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후보 해당 발언의 배경으로 당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외에서 선대위 운영을 비판하고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김종인 “후보에 반대 의견, 선거 도움 안 돼”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한 마디 더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거에 도움 주겠다는 많은 분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후보가 정책적으로 약속한 것을 자기 생각에 맞지 않다고 해서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선거를 돕기 위해서 밖에서 활동하는 당의 지지자들이 그런 실수를 절대로 보면 안 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기대했는데 과연 저 정치적 집단이 국민의 기대에 부흥하느냐, 부흥하지 못하느냐 이것이 선거의 판단을 가져온다”며 남은 70여 일 대선 기간 동안에 선대위와 당이 혼연일체를 강조했습니다.

↑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한편, 3선 중진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표를 향해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라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는 비단주머니 운운하며 제갈량 노릇 그만하시고 자기만이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옳다는 오만에서 빨리 벗어나라”며 “몽니 부릴 시간이 있으면, 젊은 대표로서 말로만 2030세대 운운하지 마시고 그들의 고민을 담은 미래 비전과 해법을 내 놓으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방송에 나가 평론가 노릇 할 시간 있으면 당 대표로서 국민의 열망과 시대적 소명을 담은 정책 하나라도, 슬로건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 보라”며 “이것이 젊은 당 대표에게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것이고 이 대표의 소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준석 “대표 제언을 평론 취급”

이 대표는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즉각 반박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을 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안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선대위 운영에 대해 “득표 기획자가 없고, 감표 대응력도 없다”, “지금 선대위가 과연 선거를 이기기 위한 기획이냐, 다른 정치적 목적을 위한 기획이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또 “김종인의 이름은 필요하되 일할 공간은 안 주려는 것 아니겠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실제로 그립을 갖기 어려운 구조”라며 선대위 시스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