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노동자 대투쟁, 전두환 노동탄압에 분노 폭발한 것"
"수많은 노동자 의문사가 전두환 경제 실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전두환 재평가'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가 재평가한 그 사실부터가 틀렸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은 자리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13일 심 후보는 "(이 후보가)전두환이 경제는 잘 했다고 재평가한 본인의 말이 문제가 되자, 입장을 바꿔서 '진영논리에 빠져서 사실을 부정하면 안 된다'고 한다"며 "희대의 내로남불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을 이 후보가 불과 한 달 반 전에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인가'라며 맹비판한 적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심 후보는 "전두환의 경제는 한 마디로 '노동자 고혈 경제'였다"며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왜 일어났겠나. 전두환의 국가전복기 시절에 자행된 극악한 노동탄압에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바로 증인이다. 구로공단에 있으면서, 수많은 노조간부들이 머리채 잡혀서 삼청교육대에 끌려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더 지독한 놈이 나타났다'고 하셨던 이소선 어머님의 육성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밝혔습니다. 박정희 독재정권 이후 전두환 신군부에서 노동 탄압이 더욱 심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은 1987년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대규모 노동운동을 말합니다. 수개월 동안 수천 건의 파업투쟁이 전국 단위로 일어났으며, 이후 노동조합 조직화가 크게 증대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울러 "전두환은 쿠데타 성공하자 '제3자 개입금지' 규정을 만들어 노조 압살에 나섰다"며 "김종태, 박종만, 홍기일, 박영진. 이 이름들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서 노동권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이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의문사, 행방불명, 행려병자가 되어 사라져 갔던 것이 바로 전두환 경제의 실체"라고 덧붙였습니다.
'제3자 개입금지'는 전두환 신군부의 대표적인 노동악법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규정으로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나 노동조합을 제외하고는 노조 설립·가입·탈퇴 및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에 관해 관계 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개입하지 못
심 후보는 또 이 후보가 윤 후보의 '전두환 발언'에 대해 "호남을 능멸했다, 석고대죄하라"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양심이 있다면 똑같이 하시기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