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의제 검열할 거면 尹 절대 안 만나"
↑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만날 계획 없다던 두 사람이 다시 마음을 바꿨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고 싶다고 회동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고, 이 대표 또한 "만날 의사는 있다"면서도 "사전 조율을 통해 검열을 거친다면 절대 안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오늘(3일)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저는 (이 대표를) 만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는 "본인(이 대표)이 아침에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던) 인터뷰한 것도 봤는데 (이 대표를) 만나고 싶다"며 "(이 대표는) 만날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늘 감탄하게 하기에 주변에서 이 대표를 비판해도 새로운 걸 많이 배웠다"라고 극찬했습니다.
이어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젊은 당 대표와 후보로서 함께 (대선이라는) 대장정에 간다는 게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저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만나려고 오늘 일정도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장소를 옮기고 절 안 만난다고 선언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그는 이 후보가 지적한 '이준석이 홍보비 해 먹는다' 취지의 발언을 한 핵심 관계자 인사 조치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으신 것 같다.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당 대표 패싱설'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홍보를 자임했기 때문에 믿고 즉석에서 홍보·미디어 총괄본부를 대표께서 맡아달라고 했다"며 "제가 인선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상의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홍보·미디어 부분을 맡을 전문가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본인이 직접 하겠다고 해서 맡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선대위 관계자도 연합뉴스를 통해 "윤 후보가 점심 식사 후 울산을 방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이 대표가 제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한다고 하니 윤 후보도 곧장 울산으로 가서 이 대표를 만나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3일 제주에서 기자들을 만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이 대표는 "만날 의사는 있다"면서도 윤 후보가 문제의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받는다면 만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제주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조율해야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만남을 하려면 검열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대표는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받으면서까지 (윤 후보와)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면서도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올라가겠다. 다만, 지금까지의 피상적인 대화나 이런 것이 아닐 거라는 확신을 갖고 싶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후보가 합의하고 상의해서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중에 뒤집히는 경우가 꽤 있었다"며 "후보는 우리 당내 최고 지휘관이고 우리 당에서 누구도 후보를 검열하고 휘두를 수 없다.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상의할 의사 있다고 밝혔는데, 오늘 아침 들은 '조율'이라는 말은 실망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당 대표 패싱'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지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SNS 글을 올린 후 잠행에 나섰습니다.
이에 어제(2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 후보를 향해 "이 대표를 만나라"라고 조언을 건넸고, 윤 후보는 이를 따르기로 했으나 오늘 오전 돌연 제주행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윤 후보는 제주도에 가지 않는다"
한편, 현재 제주에 머무는 이 대표는 울산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울산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