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여기까지"란 의미심장한 메시지와 함께 공식 일정을 무기한 취소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 대표와 대선 후보의 갈등이 당무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어냈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주변에는 당 대표 사퇴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짧은 SNS글을 밤사이 올리고는 어제(30일) 오전 일정을 돌연 취소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히고 잠적한 이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이 대표 본인이 직접 잠적의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자신에 대한 '패싱 논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보입니다.
지난주 선대위 측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을 짜거나, 이수정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할 때 자신을 배제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그제)
- "이수정 교수가 생각하시는 여러 가지 방향성이란 것이 우리 지지층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이렇게 판단합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이른바 '기습 입당'에다, 김종인 전 위원장 원톱 체제 등 선대위 구상에도 이견으로 갈등이 커진 바 있습니다.
그제 밤(29일) 일부 의원들과 만찬에선 대표직 사퇴 의사까지 보인 걸로 전해지는 이 대표.
갑작스러운 부산행에 2016년 당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의 당 대표 흔들기와 이른바 '진박 공천'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간 '옥새 파동'을 떠올리게 한단 분석도 나옵니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이 대표를 만나러 서울 노원구 당협사무실을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고,
▶ 인터뷰 : 지역 사무실 관계자 (어제)
- "그 정도 20~30분 정도 계셨어요. (대표님 기다리시고요?) 그렇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되도록 서로 설득하고 협의해야 한다며 수습을 시도했지만,
▶ 인터뷰 : 김병준 /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어제)
- "지금 좀 민망한 일이죠. 후보한테 안 좋은 것보다도 국민들께도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틀림없이 아닙니다."
홍준표 의원은 "패싱 당할 바엔 상임선대위원장을 사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히는 등 선대위 파열음이 커지면서, 윤 후보의 정치력이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nowmoon@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이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