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끌려갔다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사할린 동포를 기억하시나요?
동포와 그 가족들 91명이 오늘(27일) 법령에 따라 고국 땅을 밟았고, 다음달까지 모두 260명이 한국에 영주 귀국하게 됩니다.
조경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이후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던 동포와 그 가족들이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딸의 손을 잡고 고국 품에 안긴 사할린 동포 1세부터,
▶ 인터뷰 : 니시오 따요꼬 / 사할린 동포 1세
- "여기 오늘 우리 조국이 있는 한국에 영주 귀국해서 마음이 기분이 좋고요. 우리 동포들이 여기 와서 행복하게 다 같이 오래오래 살고 싶고요."
먼저 한국에 들어온 엄마를 그리워하던 딸은 이제는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박소피아 / 사할린 동포 2세
- "남편하고 어머니하고 행복하게 살 거예요. 안 떨어지고 같이 살고 싶어요."
이번에 입국한 91명을 시작으로 다음 달 10일까지 사할린 한인 260명이 한국에 영주 귀국 절차를 밟습니다.
이들 중 사할린 동포 1세대는 21명으로 평균 연령 88살, 최고령은 1931년생인 만 90살입니다.
지금까지는 동포 본인과 배우자까지만 영주 귀국 대상이었지만, 특별법에 따라 직계비속 1명과 배우자까지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가슴 아팠던 과거 역사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기대한다"며 "올해 사업 시행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도 내실 있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입국자들은 열흘 동안의 격리 기간을 거친 뒤 영주 귀국한 동포 1세대들이 주로 살고 있는 안산과 인천 등에 위치한 임대 주택에 입주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사할린 한인이 한국에 정착했지만 인도적 차원이 아닌 특별법에 따른 영주 귀국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재성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