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기웃거리지 않겠다"
"선대위 합류할 명분이 없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 탈락 이후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대한민국이 불행해진다"며 경선 경쟁자였던 윤 후보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윤 후보와 '원팀'이 되어 선대위에 참여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도 있었지만, 홍 의원은 오늘(19일) 윤 후보를 돕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홍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제가 선대위에 참여 안하고 백의종군 하는 것을 비난해서도 안 되고, 선대위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도 부당한 횡포"라며 "이제 대선판을 떠나 새로운 청년 정치를 시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게 차기 대선판에 기웃 거리지 않고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을 하며 홍 의원이 예시로 든 사례는 지난 2007년 치러진 대선입니다.
홍 의원은 "2007년 7월, 이명박, 박근혜 대선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해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자 박근혜 후보는 경선장에서 깨끗하게 승복하고 그 후 그 대선판에서 나타난 일이 없다"며 "MB가 친이계만으로 치룬 대선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근혜 후보의 입장에서는 MB는 대통령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기에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고 말할 명분이 없었던 것"이라며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홍 의원은 현재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지지자들의 질의에 직접 댓글로 답변하는 등 청년층과의 소통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해당 플랫폼에서 한 지지자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하는 등 윤 후보에 대한 앙금을 표출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홍 의원이 경선에서 치열하게 다퉜기 때문에 마음을 추스르는 기간이 필요해 사람들이 양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나중에까지 그런 표현을 지속하면 좀 곤란하다"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윤 후보의 전화를 안 받는다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경선 과정에서 앙금이 안 풀린 부분이 있는 건 맞는 것 같다"며 "그 분들이 먼저 손을 내밀기도 애매하고, 결국에는 후보의 노력에 의해서 풀리는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이 대표가 홍 의원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와 홍 의원의 만남 소식을 전하며 "서로 대화를 나눴을 때 저희 정권교체에 밀알이 되겠다고 (홍 의원이 말씀) 하셨으니 그 약속 지키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허 수석대변인은 "모든 게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금 윤 후보의 전화도 받고 있지 않고 계신다고 하는데 윤 후보님도 홍 의원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기다리시겠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앙금을 털어내는 시간들은 필요해 보이지만 분명히 백의종군 하겠다는 뜻을
하지만 이날 홍 의원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자신이 윤 후보를 향해 대통령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선대위에 합류에 윤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고 말할 명분이 없다고 밝히는 등 '원팀'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