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평가절하 동의 못 해, 당시 현실 얘기”
“왜 여유 있는 면모 없나…그 열정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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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모교인 경희대 수원캠퍼스(현 국제캠퍼스)를 ‘분교’로 지칭했다가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어제, 오늘 쏟아지는 문자들을 보며 대학 꼬리표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좌우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을들의 전쟁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그 당시 겪은 현실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고 또한 사실을 기술한 것”이라며 “당시 저 뿐 아니라 꽤나 많은 선후배들은 소위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취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며 학교를 평가절하 했다는 지적에 반박했습니다.
고 의원은 ‘분교라는 말이 맞나’라는 질문에 “20년 전 당시 학과 분리가 대부분은 되어 있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학과도 존재했기에 분교이면서도 분교가 아니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오해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 분교라는 말은 몇 시간 후에 삭제했다. 기록을 보시면 알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경희대 수원캠퍼스는 고 의원이 재학할 당시에는 분교였습니다. 이후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서울과 국제캠퍼스 통합을 승인했고, 2012년 법적으로 완전한 이원화를 이뤘습니다.
고 의원은 “이미 20년 전 지나간 옛일을 얘기했음에도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다른 나라의 누군가가 예전엔 어렵게 살았던 한국이 어떻게 지금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느냐 묻는다고 해서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며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다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까, 다른 선진국들과 얼마나 다른 면모를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경희대는 그런 여유 있는 면모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인가”라고 아쉬움을 표출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논란을 ‘을(乙)들의 전쟁’이라고 지칭했습니다. 고 의원은 “지방은 인서울을, 인서울은 SKY 대학을, SKY 대학은 해외 유학을 바라보고 달린다”며 “지방이든 서울이든 해외든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함에도 우리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해 계속 서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를 향해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총학생회가 직접 언론사를 통해 정치인의 입장을 묻고, 집행부가 아닌 학생들은 개별문자로 입장을 묻고, 의원실 사무실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를 (했다)”며 “그 열정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고 비꼬았습니다.
다만 “저 또한 학창시절 대학당국을 향해 그렇게 행동했던 바가 있어 원망스럽기보다는 ‘대학생답다’는 생각을 했다”며 추후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와 면담시간을 잡아도 좋다며,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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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 '온:ON' 측은 15일 성명문을 내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판했다. / 사진=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 '온:ON' 페이스북 캡처 |
앞서 고 의원은 ‘블라인드 채용법’을 발의하며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발언해
이에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무책임하고 경솔한 언행이었음을 지적하며 “경희대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지 말라.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고 의원 관련 보도로 경희 구성원들은 이미 큰 홍역을 치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