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로봇 학대'에 "감정이입 능력의 문제"

"문재인-이재명 인성 차이는 감정이입 능력"
이재명, 페이스북에 전체 영상과 해명 글 올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페이스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지사의 '로봇 학대' 논란을 놓고 "기본적으로 감정이입 능력의 문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어제(31일)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이재명 후보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그 역시 자기들처럼 감정이입의 능력을 공유하고 있을 거라는 당연한 기대가 갑자기 깨진 데에 대한 당혹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달 2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 행사에서 재난 대응용 4족 보행 로봇 시연을 관람했습니다. 이 후보는 로봇 성능 테스트를 위해 로봇의 아랫부분을 잡아 뒤집어 넘어뜨렸고, 몸통을 밀어 넘어뜨리기도 했습니다. 로봇은 잠시 뒤 원래 자세로 돌아왔습니다.

이 후보가 로봇을 밀어 넘어뜨리는 장면을 담은 짧은 영상과 사진들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로봇 학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비슷한 상황에서 로봇을 조심스럽게 들었다가 내려놓는 장면과 비교해가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로봇 개를 발로 차는 영상을 공개했을 때, 커다란 항의와 분노의 물결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며 "개발자들이야 로봇을 혹독한 조건에 몰아넣고 가혹하게 학대하는 실험을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지켜보는 이들은 살아있는 개와 똑같이 행동하는 존재가 학대 당하는 모습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문 대통령은 보통 사람들과 같이 감정이입의 능력을 공유하고 있었다"면서 "문재인과 이재명이라는 두 인성의 차이는 바로 이 감정이입의 능력에 있다. 죽은 사물까지도 생명으로 여겨 그 안으로 감정을 투사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동물학대자들처럼) 살아있는 생명까지도 사물로 보는 이들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로봇 학대' 논란이 불거지자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체 현장 영상을 첨부하며 해명 글을 올렸습니다.

이 후보는 "이 로봇은 자세 복귀 능력이 있다고 해서 추격 테스트에 이어 전도 테스트로 넘어뜨려 본 결과 덤블링으로 훌륭하게 원자세 복귀를 했다"며 "칭찬받을 성능이었고 칭찬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부 언론이 복원 장면은 삭제한 채 넘어뜨리는 일부 장면만 보여주며 과격 운운 하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스테이크 먹었더니 '식당에서 칼 휘둘렀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