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로마까지 와서 할 얘기 아냐”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홍남기 부총리 / 사진=연합뉴스 |
논쟁적 정책들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본선 행보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해 “민생현장이 너무 어렵고, 초과 세수도 있어 합리적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1일) 이 후보는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기자들을 만나 “정치인들끼리의 논쟁, 또 관료와 정치인 간의 논쟁은 반드시 학술적 이론과 근거에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 판단, 결단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충분히 대화하고 또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그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 국가의 관료와 정치인이 할 일”이라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의지를 재차 표명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최소 1인당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턱없이 적다며 최소 30~50만 원은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수행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 필요성에 대한 기재부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로마까지 와서 그 얘기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홍 부총리는 현안 언급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그동안 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며 이 후보와 사사건건 의견 충돌이 잦았습니다.
지난 9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후보가 ‘재난지원금 30만 원씩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평균 국가부채 비율보다 낮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홍 부총리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일제히 비판을 가했습니다.
또 지난해 12월 이 후보가 “전쟁 중 수술비를 아끼는 자린고비”라고 공격하자 홍 부총리는 ‘두텁기가 큰 바위는 바람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듯 진중한 자의 뜻은 사소한 지적에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올려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날 이 후보 측 박찬대 대변인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기국회가 한 달 정도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12월 2일까지 예산이 확정돼야 한다. 실질적 예산 증감을 심사하고 재편성하는 권한을 국회에서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추가재원 필요로 예산안을 증액해야 할 경우 국회가 기재부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된 부분과 관련 ‘홍 부총리의 벽을 돌파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박 대변인은 “돌파를 시도하겠다”라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정당국은 아무래도 곳간을 지킨다는 개념이 강하신 분들이고 정치 지도자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곳간을 여는 사람들”이라며 “한 사람은 선이고 한 사람은 악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고 곳간을 지키는 사람을 설득하겠다”며 추가지급 재원을 반영해 최대한 빠르게 지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