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앞서 운구차량이 30일 서울 연희동 자택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애국가 연주로 시작된 이날 영결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유족과 장례위원회 위원 등 50명 이하의 인원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영결식 참석 인원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검소한 장례식을 원한 고인과 유족의 뜻을 반영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그 대신에 TV 등으로 영결식 장면을 생중계했다.
김부겸 총리는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사상 최대의 올림픽을 치렀고 세계에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줬다"며 "소련과 중국을 포함해 5년간 45개국과 수교하며 북방외교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남북기본협의서 채택과 비핵화 공동선언 등으로 남북간 공존과 평화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 총리는 다만 국가장에 반대하는 일부 여론을 감안한 듯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고인께서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많은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고인이 유언을 통해 국민들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죄와 용서의 뜻을 밝힌 것"이라며 "대통령님의 가족께서는 5·18 광주민주묘지를 여러 차례 참배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고인께서 병중에 들기 전에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남는다"며 "국가장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어떤 사죄로도 5·18과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되신 영령들을 다 위로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는 "우리는 또한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가 시작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다. 과거는 묻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역사로 늘 살아있다"고 말했다.
앞서 고 노태우 대통령의 유족들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한 뒤 고인의 자택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오전 9시 20분부터 노제를 치렀다.
고인의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등 유족들과 박철언 전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따라 조촐하게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자택 안에 마련된 탁자에는 '제6공화국 실록' 책자 4권과 영정사진, 그리고 생수 한 병과 물그릇만이 놓였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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