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검 / 사진 = 연합뉴스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수사를 위해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오늘(30일)로 출범 한 달을 넘겼지좀만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수사팀이 출범해 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를 압수수색했고, 의혹의 중심에 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할 당시에는 조만간 의혹의 핵심에 다가갈 것이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 기소했지만 이마저도 영장 청구 범죄사실 일부 내용은 빠진 상태입니다.
수사팀은 출범과 동시에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동시에 압수수색했고, 현재 '대장동 4인방'으로 거론되는 유 전 본부장·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5호 정영학 회계사 등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초기에 순항하는 듯 보이던 전담수사팀 수사가 난항에 부딪힌 계기는 김만배 씨 구속영장이 지난 14일 기각되면서부터였습니다.
유 전 본부장 구속영장 청구 당시 핵심 피의사실이었던 배임 액수 산정이 부정확했고, 그에게 건네진 뇌물이 '현금+수표'에서 현금으로 바뀐 게 기각의 결정적 사유가 됐습니다.
이후 검찰은 입국과 동시에 공항에서 체포한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체포 시한이 임박해서 석방했습니다.
또한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 핵심 혐의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제외했습니다.
결국 검찰이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와 혐의 규명에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철저한 준비 없이 수사에 나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계좌추적 등 객관적인 물증 확보에는 소홀한 채 녹취록과 일부 참고인의 진술에 기댄 수사의 한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수사팀은 이달 15일 성남시청을 1차 압수수색하면서 시장실과 비서실 등은 제외했다가 수사 착수 20여일 만인 21일이 돼서야 뒤늦게 압수수색했습니다.
또 대장동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정영학 회계사는 피고발인이자 배임 혐의 공범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로비 의혹과 성남시청·성남도시개발공사 등 '윗선'에 대한 규명은 아직 시작 단계에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정한 인물 리스트인 '50억 클럽' 명단이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근거로 여러 차례 거론됐습니다.
↑ (왼쪽부터) 김만배-남욱-유동규 / 사진 = 연합뉴스 |
남욱 변호사도 검찰에서 "저희끼리 '350억 로비 비용' 이야기를 했다. 7명에게 50억씩 주기로 했고 2명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은 전담수사팀 구성 전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고,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최근 곽씨를 두 차례 불러 조사했습니다.
또한 화천대유 임직원들에게도 관련한 사실관계를 추궁했으나 아직 곽 의원 본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대 이익이 돌아간 사업 구조를 가능하게끔 한 '윗선' 규명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윗선 사퇴 압박 논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 대한 화천대유 측의 30억 로비 의혹 등도 아직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