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 둘러싼 여야 충돌…청와대 국감 30분 만에 중단

국힘 의원들, '특검 요구' 문구 마스크 착용
업무 보고 이뤄지지 않은 채 감사 일시중단

오늘(26일) 청와대를 상대로 진행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대장동 특혜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인해 30분도 채 되지 않아 중단됐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시작된 국회 운영위는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선서를 마치자마자 여야 의원들이 앞다투어 실랑이를 벌이면서 기관 업무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검 요구' 문구가 적힌 마스크와 리본 등을 착용하고 국감에 참석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항의를 벌이는 등 양측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청와대 업무보고 시작 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야당 의원들이 청와대와 관련 없는 구호와 리본을 달고왔다"며 "여야 간사가 협의해서 저 마스크와 리본을 제거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도 "다른 상임위 국감도 마스크 착용 등을 놓고 몇 번을 파행했다. 국감장에서는 현안 관련 질문만 하면 된다"면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이미지를 노출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김병주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슴에 단 '근조 리본'을 두고 "국민의힘이 무슨 큰 상을 당했나. 문상을 가야 하나"라며 "국감을 선거판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이 청와대 국정감사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고 피력했습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개구리가 올챙이 적 시절을 생각하지 못한다"며 "민주당이 야당일 때 했던 것을 잊었나.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대통령을 향해 이 정도로 특검을 요구하는 것도 못 받아주냐. 자신이 없구만 민주당이"라고 받아쳤습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대한민국 청와대에서 다루지 못할 건 아무것도 없다. 대장동 사건은 부동산과 관련된 것이고 국민의 관심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주혜 의원은 "검찰이 유동규를 '도둑 기소'했다. 배임 혐의 빼고 뇌물로만 구속했다. 특검으로 가야 하는 이유"라며 "야당의 견제적 기능에 대해 보기도 싫다는 식의 속 좁은 태도를 보이는 데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강민국 의원은 민주당이 '검은 리본'을 두고 '상갓집' 관련 표현을 사용한 것을 지적하며 "국민 70%가 특검을 요구하는데 그걸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민주당에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의 업무 보고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감사가 일시 중단됐습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윤호중 국회운영위원장은 "국감장이 6개월 앞으로 다가선 대선과 관련한 이슈 싸움을 하는 장소는 아니지 않느냐"며 "정쟁을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마음 깊이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감사 중지를 선언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