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을 하기 전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 윤 전 총장이 돌잔치를 할 때 '사과'를 잡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공식계정에는 20일 밤 늦게 윤 전 총장의 어렸을 적 돌잔치 사진이 한 장 올라왔습니다. 그리고는 "석열이 아가는 양손 가득 사고를 움켜쥐고 바로 입에 갖다 대기 시작했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굴만큼 큰 사과를 베어 물 수가 없었어요"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런데 이상하죠? 석열이 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먹고사는것에진심'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윤 전 총장이 지난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해 실언 논란이 불거진 이후 여당은 물론 야당 대권 주자들에게도 해명과 사과를 요구 받고 있었습니다.
해당 게시글이 실제로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유감 표명'을 예고한 것이라고 해도 사과를 앞두고 장난스러운 느낌을 주는 게시물을 올린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윤 전 총장은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 공약 발표에 앞서 유감을 표명했으며, 이후 공식 페이스북에서 "‘발언의 진의가 왜곡되었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며 "저의 부족함을 지적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다시 한 번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