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박영수 등 2명에게 전달" 진술과 부합
박영수 "법적 대응"·곽상도 "성과금" 반박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50억 원 클럽'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체적인 액수와 지급 방법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늘(21일) 법조계와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김 씨와 유 전 본부장이 주요 정치·법조인들에게 각각 50억 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 씨는 "6명에게 각각 50억 원씩 총 300억 원이다. 정영학 회계사에게도 이미 말했다. A(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는 고문이니 안 되고 곽상도도 그렇고"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곽상도는 현직 (국회의원)이니 정치자금법 때문에 직접 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들한테 배당으로 주는 게 낫다"라고 제시했고, 김 씨는 "(곽 의원) 아들은 회사 말단인데 어떻게 50억 원을 주냐"라고 반문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아들한테 주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면서도 "(나중에) 알려지면 파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50억 원 클럽과 관련해 "2명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던 남욱 변호사의 진술과도 일부 부합합니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이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고 해서 자금만 마련했다. 두 명 빼고 실제로 돈이 전달된 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검찰이 해당 파일을 제시하며 유 전 본부장을 압박하자 그는 "김 씨가 왜 돈을 주려는 지 이유는 전혀 모른다"며 "곽 의원 아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50억 원 클럽으로 표시된 사람 중 일부는 그냥 언급될 수 있기에 억울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곽 의원의 아들 곽 모 씨는 올해 3월 대리로 퇴직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곽 씨는 재직 중 세전 기준 월 230만~380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곽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데 이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당시 곽 의원은 "(아들이) 일 열심히 해서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을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버지가 화천대유의 배후에 있고 그로 인한 대가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6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50억 원 약속 그룹' 명단이라며 곽 의원과 박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
이에 박 전 특검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곽 의원은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냐"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전 총장, 최 전 비서관 등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고 해당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