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대장동 배당금, 애초부터 민간 몰아주기 구조 만들었다"

국민의힘은 13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는 지분 구조를 처음부터 짜고 들어간 정황이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장동 사업을 따낸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와 사업협약서, 주주협약서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박 의원은 "2015년 3월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만 6.9%의 보통주를 배분한다고 명시했다"며 "반면 나머지 금융회사는 모두 '비참가적 우선주'를 배분하고 확정 배당율 액면가(5000원) 대비 연 25%를 명시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하나은행 컨소시엄과 경쟁했던 메리츠증권·산업은행 컨소시엄은 미리 정한 배당률을 넘어서 추가 배당을 받을 수 없는 우선주를 민간 사업자 지분으로 책정했단 것이다. 이럴 경우 민간 사업자들은 아무리 이익이 많이 난다고 해도 정해진 배당금 이상을 가져갈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해당 사업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입찰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이후 화천대유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시행사 성남의뜰을 만들었다. 성남의뜰에는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박 의원은 "2015년 6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의뜰이 최초로 체결한 사업 협약에는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제안한 출자 지분율이 그대로 들어갔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분율 변경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지만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제안을 온전히 수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협약 일주일 뒤 체결한 주주협약서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종 우선주(비참가적)를, 금융회사들이 2종 우선주(비참가적)를 가져가는 것 외에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보통주를 독식하는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제안이 그대로 명시됐다"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본인들의 이익을 포기하고 소수의 인사들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것에 동조한 건 배임 혐의가 짙어보인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회사들이 만약 1·2종 우선주를 배당률을 넘어서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참가적 우선주'로 계약했다면 약 3757억원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약 282억원만 가져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금융회사들까지 보통주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비상식적이다. 소수 인원들에게 이익 몰아주려한 공모가 의심된다"며 "공익 환수 의지도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