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얼굴 그려진 티셔츠 입은 北 지휘자 / 사진 = 조선중앙TV화면 |
조선중앙TV가 12일 방송한 국방발전전람회 영상에서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포착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애국가 연주를 지휘하는 지휘자가 입은 흰색 티셔츠에 흑백으로 김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얼굴은 '최고 존엄'으로 신성시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김 위원장의 성형 얼굴이 불거졌을 당시에는 조선중앙통신이 "백두산위인의 태양의 존안에 얼마나 위압되고 얼이 나갔으면 차마 상상할 수도 없는 수술 의혹설까지 꾸며냈겠는가"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또 9살 소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꺼내기 위해 불이 난 집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사건이 있었는데, 이를 북한 매체가 크게 홍보한 적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탁이 불가피해 어느 정도의 훼손을 감안해야 하는 의류에 김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건 이례적이라는 해석입니다. 최고 지도자의 권위를 훼손하는 이른바 '불경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일이 공식석상에서 벌어진 겁니다.
특히 북한은 최고지도자 얼굴이 담긴 신문과 사진, 교과서, 책 등을 '1호 출판물'로 지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챙기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지난 11일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음악 연주를 지휘하는 북한 지휘자의 티셔츠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얼굴이 그려져 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얼굴이 의류에 그려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사진 = 조선중앙TV화면 |
이를 두고 티셔츠에 자주 등장하는 쿠바 혁명의 아이콘인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체 게바라는 북한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친근감과 친밀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