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기호 주고베총영사 |
지난 6일 주고베총영사로 임명된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본학 교수는 지난 4월 서울대학교 국제학연구소 글로벌 전략세미나에 참석해 지난 3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 결과를 언급하며 "바이든 정부 들어서 한미일 한보협력을 중시하면서, 한국이 대북정책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과의 적극적인 대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당시 우리 정부가 일본과 대화에 나서려고 했던 게 일본을 지렛대 삼아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활용하려 했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한국이 미국을 의식해서 한일관계를 급박하게 개선해야 한다면 그 자체에 굉장히 반대한다"며 지난 2015년 12월 위안부합의가 미국의 한일관계 개선 요구에 따라 나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뒤에서 중재하고 압박하면서 합의하게 될때 진정한 해결책과 동떨어진 결과물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한미일 3국간 긴밀한 협조'를 강조하고 있는 외교부의 입장과는 다른 것으로 미국의 중재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7∼2018년 외교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태스크포스)' 위원으로도 활동했던 양 총영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위안부 합의 이후 일본의 태도와 관련 "한국사회가 납득할만한 감성적 사죄가 필요하다"며 "일본은 지금까지 6번 사죄했지만 지속적으로 사죄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지난 6일 화상으로 이뤄진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일본의 신임 기시다 내각에서의 한일관계에 대해 "급격한 변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강 대사는 부임 이후 9개월간 일본 총리나 외무상을 만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받고도 "면담 신청을 안 했다. 만나려고 한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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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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