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리츠 사업계획서 입수…'임대부지 제공' 에 터널까지 지어준다는데도 성남公, 화천대유 택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성남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공모에서 화천대유에 밀려 탈락한 메리츠종합금융증권컨소시엄이 공모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1공단 공원 조성공사비 2561억원과 4만 7806㎡의 A11블럭 임대주택용지는 물론 서판교연결 터널공사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메리츠종합금융증권컨소시엄의 '성남 대장동·제1공단 결합도시개발 사업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메리츠 측은 1차로 1공단 지역(대장동이 아닌 별도의 부지) 공원 조성비 2561억원 전액을 부담하고, 2차로 임대주택용지인 대장동 A11블럭을 제공한 뒤, 서판교연결 터널공사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의 해명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공공의 이익으로 환수한 부분은 모두 5503억원이다. 이는 대장지구의 북측 서판교 연결터널 공사비 920억원, 1공단 공원 조성비 2761억원, 그리고 배당금 1822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결론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은 메리츠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임대주택용지 A11블럭을 받아낼 것인지, 아니면 화천대유가 속해 있는 하나은행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배당금 1822억원을 받을 것인지 사이에서 후자를 택한 것이다.
화천대유가 대장지구의 토지를 조성한 뒤 이를 민간에 판매할 때의 가격은 대략 3.3㎡ 당 1900만원 수준이었다. 1800만원으로 계산해도 메리츠 측이 제시한 A11블럭은 26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다만 사업자를 공모하던 2015년의 시점에서 정비가 완료된 대장지구의 토지가격을 3.3㎡ 당 1800만원 수준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나은행 컨소시엄 관계자는 "당시 공모지침에는 사업 이익 배분으로 임대주택 용지를 제공하도록 돼 있었다"며 "임대주택 용지 대신 현금으로 정산을 요청할 수 있단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