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도사'를 자처했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최 전 원장에게 대한민국을 맡기기는 어렵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지지 철회를 선언했습니다.
최 전 원장을 지지한 김미애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결정에 반발했습니다. 앞서 김영우 전 의원은 '상속세 폐지 공약'을 거론하며 "최재형다움의 실체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 의장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재형 후보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철회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캠프 해체 전후 최재형 후보의 역선택방지 보기, 낙태와 상속세 폐지 등 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정책 발표를 보고 크게 실망해왔다. 가덕 신공항에 대한 발언을 접하고는 아연실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것은 제가 생각한 최재형다움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것은 채워나가면 되지만, 정치 철학의 문제, 한국 사회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정 의장은 "훗날을 위해 몇 가지 사안에 대한 나의 철학과 소신을 밝히고자 한다"며 "상속세는 부의 대물림으로 빈부 격차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줄이는 순기능이 있다. 따라서 전면폐지보다는 기업인 의욕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점에서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모든 낙태는 불법이란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근친상간, 성폭행 등으로 인한 임신과 유전적 질환에 대해서는 허용의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전면 재검토에 대해선 "실망을 넘어 절망적"이라며 "며칠만의 말바꾸기도 문제지만 후보로서 국토균형발전과 대한민국 미래비전이 없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정 의장은 "국민들이 최 전 원장에게 기대한 것은, 그리고 제가 말한 최재형다움은 법관 출신으로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법치와 헌법수호정신, 그리고 약자에 대한 사랑의 진정성 등을 기반으로 승부를 보시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한 달여 최 전 원장의 정책발표와 행보는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해 논쟁적 사안의 극단을 선택하면서 논란을 쏟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표를 의식하는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며 "당장의 인기와 표를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정 의장은 "저 스스로도 지지를 철회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면서 "저와 오랜 인연을 맺고 계신 소중한 분들께 그동안 최 전 원장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해왔는데 본의 아니게 큰 빚을 지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분들께도 결과적으로 제가 사려 깊지 못한 것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제 주변 분들께도 미안함을 전한다"며 "저의 안타까운 결단이 대통령 선거와 정치 지도자의 중요성, 나라의 미래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현역 국민의힘 의원 중 두 번째로 최 전 원장을 지지하고, 캠프 해체 전 여성가족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미애 의원도 23일 입장문을 통해 "최재형 후보를 지지하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도왔지만,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주장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심각한 우려와 실망을 표하는 바이며, 평면적 논의에서 벗어나 재검토 주장 철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 분열과 갈등, 혼란을 야기할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면 부산시민의 희망과 기대를 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이어 "곁에서 도왔던 최재형 후보의 주장을 반박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지만, 이번 가덕 신공항 전면 재검토 주장만큼은 심사숙고하여 재고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