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도 못 쓰고…헌화 후 10분 만에 이동
“박근혜 탄핵 원흉 물러가라”, “반역자 꺼져라”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늘(17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받은 거센 항의입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열렬한 지지자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포항 북구 당협을 방문한 뒤 취재진을 만나 “검찰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처리에 관여했기 때문”이라며 “제가 그 부분은 감내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 윤 전 총장은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환영도 잠시 우리공화당 당원 100여 명의 반발을 동시에 마주했습니다.
보수단체 회원들 및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윤 전 총장의 생가 진입을 막으며 거친 욕설을 쏟아냈습니다. 또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물러가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유를’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항의했습니다.
상황은 악화돼 몸싸움까지 일어나 수행원과 경찰, 보수단체 회원 등 이 뒤엉키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윤 전 총장은 우산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떠밀리다시피 추모관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서둘러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습니다. 예정된 기자단 브리핑은 물론 방명록도 남기지 못한 채 떠났습니다.
윤 전 총장이 자리를 뜨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추모관에 들러 참배를 했습니다. 조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참배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며 “죄 없는 대통령을 묵시적 청탁이라는 죄를 만들어 1600일 이상 감옥에 가둬 놓고 감히 박근혜 전 대통령 부친 되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를 모신 이곳을 찾느냐. 정의롭지도 않고 진실되지도 않은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하느냐”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에서 하지 못했던 말을 전했습니다. 그는 “여러 사정상 생가 전체를 둘러보지 못하고 부득이하게 추모관에서 참배를 드렸다”며
아울러 “박정희 대통령님이 가난과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우리나라를 국민과 함께 반드시 재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