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홍준표 조목조목 비판…"전근대·가부장적 사고"

'조국 수사' 관련 홍준표 후보 인식 비판
"유권무죄, 무권유죄"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사진 = MBN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의 '조국 과잉수사' 발언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홍준표 후보가 전근대적인 가부장적 사고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17일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검찰이 과도한 권력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니 보기에 따라서는 할 수도 있는 발언"이라면서도 "그것은 당시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관행일 뿐, 그 과도한 국검찰권이 조국 가족에게만 선택적으로 행사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오히려 조국 가족이 권력의 비호와 엄호를 받고 검찰이 수사방해와 탄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사례를 비교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16개 혐의 가운데 2개만 유죄가 인정됐고 정 전 교수는 14개 혐의 가운데 11개가 유죄로 인정됐다는 것입니다.

우 전 수석의 경우 "결과적으로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성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과 홍준표 후보)는 정작 이 명백한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이유를 "간단하다. 우병우는 저쪽 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른바 '저쪽 편'에 대해서는 수사를 무리하게 할수록 정의롭다는 얘기라고 비꼬았습니다.

정 전 교수에 대해서는 "14개 혐의 중 11개가 유죄로 인정됐다. 형량도 무려 4년 중형"이라면서 "이는 당시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것이 아님을 법원에서 확인해 주었다는 얘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를 두고 무리한 수사였다고 우긴다면서 "조국은 '우리 편'이기 때문이다. 우리 편은 수사를 안 하거나 설렁설렁 하는 게 그들의 정의"라고 비판했습니다.

홍 후보가 "법이 아무리 엄중하다 해도 그렇게 한가족 전체를 짓밟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취지로 설명한데 대해서는 "비슷한 사건으로 기소됐던 교감의 예를 들어 보자. 아빠는 물론이고 미성년이었던 쌍둥이 딸까지 기소되어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의 딸은)성인에 공범인 데다가, 방송에 나와 허위 인터뷰를 하는 등 사건의 은폐와 호도에 적극 가담했다"며 "그런데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이 차별대우의 근거는 결국 권력의 유무이다. 유권무죄, 무권유죄"라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조국 일가는 동생의 경우 채용비리, 5촌 조카는 횡령·배임, 배우자 정 전 교수는 사문서 위조 등 제각각 다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홍 후보는 조국 수사에 대해 "가족이 연루된 범죄는 대개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하거나 불입건 하는 것이 제가 검사를 할때 관례였다"면서 "조국이 사내답지 못하게 빠져 나갈려고 하는 바람에 그를 압박하기 위하여 부인·동생·사촌을 줄지어 구속하고 딸까지 문제 삼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조국 수사가 부당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과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그건 제가 검사를 할 때 가졌던 수사 철학이었다"고 했습니다.

이후 보수 진영 내에서 비판이 일자 "조국 전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 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러나 그 전가족 몰살 사건은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 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