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위원장이 여야 의원과 함께 오는 12일 미국 워싱턴DC에 찾아가 의회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백신 등을 협의하는 의원외교에 나선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신임 통상교섭본부장도 같은 기간 방미해서 백악관,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산업협력 후속조치를 논의한다. 산업정책을 책임지는 국회 상임위와 정부가 손잡고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행정부를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에서 모든 산업관련 입법과정을 조율하는 이학영 위원장이 산중위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함께 12일~14일 미국 워싱턴DC 방문 계획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러한 국회 대표단은 워싱턴DC에서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비롯해 정부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한미 산업협력분야 핵심인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17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서 제 2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상·하원은 반도체공장 보조금과 반도체 장비 세액공제 등의 인센티브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0월께 미국 조지아주에 1공장 준공식과 2공장 착공식을 갖고 추가 투자 가능성을 열어놨고,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의회의 소통은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의 현지 비즈니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원들은 워싱턴DC에서 삼성, 현대차, SK 등 기업인들과도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경청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에서는 코로나 19 백신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도 협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통상 콘트롤타워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방문에 앞서 3일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 대사대리를 접견하고 공급망 뿐만 아니라 백신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 달 30일 출범한 글로벌 백신허브 산업통상지원 TF 단장도 맡고 있다. 아울러 한미는 기후변화, 디지털 규범, 6G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통상 등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민간기업 외교도 물밑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 워싱턴 DC를 나란히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 핵심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분야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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