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거록전투에서의 항우처럼 '파부침주(결사의 각오로 적과 싸우겠다는 결의)'를 대선 키워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그 이상의 파격을 준비하겠다. 조직선거나 통합론만으로는 안된다"며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이길 수 있다. 개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서 한 치라도 더 중간지역을 공략해서 승리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역사와 전통의 관훈클럽에 초대되어 영광입니다. 이기홍 총무님 이하 모든 임원님께 감사합니다. 저에게는 이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이제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6개월 뒤 5년간의 대한민국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정권을 가져와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무거운 직위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고민이 많다 보니 침대에 누우면 큰 전투를 앞둔 고대의 장수들에 빙의해서 망상하곤 합니다. 가우가멜라 전투를 앞둔 알렉산더, 자마 전투를 앞둔 스키피오 등 두루 거쳐 망상한 뒤 해하 전투를 앞둔 항우에까지 생각이 닿습니다. 요즘은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총선이 3년 남아있는 시점에서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으니 많이 위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제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보려고 합니다. 나이가 젊어서 주목받는 대표가 아닌, 여의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한 도전자의 길로 가보고자 합니다.
2030세대가 현 정부의 실정에 실망해 한 번쯤은 정치에 관심을 두고 표를 몰아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관심을 지속하려면 정치권은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고 관습을 강요하지 않아야 합니다. 젊은 세대는 우리 사회가 계급장을 떼고 더는 위아래를 나누지 않는 문화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도발적인 제안은 한편으로는 36살인 제가 앞으로 저보다 어리고 유능한 20대와도 논쟁적으로 맞설 용기가 있는가와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임하겠습니다.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고,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던 시절이 기억나십니까? 여의도 정치도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제 제가 지향하는 국민의힘의 언어는 참여, 공유, 개방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관습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관습을 깨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기에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것에 더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후원금이 들어오면 다 써서 소진해야 한다는 관성에서 벗어났습니다. 정치권의 고비용 저효율 방식 선거에 대한 거부였습니다.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 한통 보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도 했다는 SNS를 기반으로 한 직접소통이 큰 선거에서도 통하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캠프를 늘리고 임명장을 남발해 조직선거를 하는 것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실제로 큰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변화의 선두에 서서 익숙함을 넘어 새로움을 선택했습니다. 이 연속된 실험이 지금까지는 유쾌한 반란으로 치부되었지만, 앞으로 이러한 도전정신과 패기가 국민의힘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우리는 유세차라는 고리타분한 선거운동의 수단을 젊은 세대의 언어로 새롭게 써내려갔습니다. 군중을 내려다보면서 중견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 권위적인 공간을 용기있는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올라가 권력에 대해 성토를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항상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절대 제가 마지막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그 이상의 파격을 준비하겠습니다.
거록전투에서의 항우처럼 파부침주를 대선의 키워드로 삼아보겠습니다. 조직선거나 통합론만으로는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변화가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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