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경선, 걱정이 많다”
“제3지대와의 단일화 반드시 될 것으로 봐”
“후보들 인생 전체 들여다보는 기회 가져야”
“이준석 대표, 높은 점수 주고 싶지 않다”
“노-문 정부, 사람에 대한 생각부터 달라”
“현 정부 잘한 것 찾기 힘들어, 조세기반 강화는 평가”
“검찰개혁, 방법 방향 틀려”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1년 8월 29일 (일요일) 오전 10시
■ 진 행 : 정운갑 앵커 (논설위원)
■ 출연자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기사 인용 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정운갑>여야가 차기 대선을 향한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와 각 후보 캠프에서 주목하는 사람입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병준>안녕하십니까.
정운갑>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 또 윤석열 · 최재형 후보 캠프의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 이런 얘기가 들리던데요.
김병준>거절했다기보다, 하여간 좀 고사를 했습니다.
정운갑>내년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은 안 하십니까?
김병준>킹메이커보다는 사실은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이기느냐, 단순히 이기는 것만 아니라 의미 있게, ‘정권 메이커’가 되는 게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운갑>그동안에 책 발간에 집중하셨잖아요. 책 제목이 보니까 『국가, 있어야 할 곳에는 없고 없어야 할 곳에는 있다』 참 의미심장한 얘기인데요, 어떤 점을 염두에 둔 건가요.
김병준>사실은 이제 우리 지금 대선 정국에서는 새로운 시대 정신이나 이런 게 좀 이야기가 돼야 되는데 그게 너무 약한 것 같아서 차라리 이 기회에 좀 책을 써서 이야기를 하자, 그런 생각으로 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 저는 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만히 우리가 생각해 보면 시장이나 시민사회가 알아서 해야 될 부분에 국가가 너무 많이 개입해 있거든요. 그런가 하면 실제로 사회안전망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국가가 아주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또 안보 같은 데서도 국가가 즉각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오히려 국가가 약해요. 그래서 있어야 할 곳에는 없고 없어야 할 곳에는 있다, 이런 제목으로 글을 썼습니다.
정운갑>최근 차기 대선을 향한 여야의 경선 레이스가 한창인데요. 여야 대선 경선, 어떻게 보고 계세요.
김병준>걱정이 많습니다. 우리 다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만 대통령 선거가 새롭게 국가의 지도자가 선정이 될 그 시점이 되면, 우리 시대가 어디로 가야 되느냐, 이런 데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여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이쪽이든 저쪽이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가 논란이 되고, 또 이제 의견도 모이고 이래야 되는데, 그런 이야기는 지금 좀처럼 잘 나오질 않아요. 나오질 않고, 서로 시비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만 나오고 아주 작은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만 나와서 이러다가 또 한 번 우리가 시대를 놓친다,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정운갑>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를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번에 하려다가 발표회를 했는데요. 논란이 있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초등학교 학예회 발표 같다’고 힐난을 했는데요. 공감하십니까.
김병준>없는 것보다는 낫겠죠. 어쨌든 자리를 만들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들을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좋은데. 뭐 그리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7분 동안에 그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현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게 그게 사실 말이 잘 안 되고요. 그런 발표회 같으면 후보 캠프에서 각자 해도 됩니다. 각자 해도 되는데, 굳이 그렇게 일을 벌일 필요가 있었느냐,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학예회는 오히려 학예회, 아주 의미가 크죠. 그 아이들 세계에서 학예회는 대단할 수 있고, 그런데 그것보다는 오히려 더 의미가 더 약하죠. 그래서 아마 서로 밀고 당기고 중간 정도의 안을 채택하다 보니까 하지도 못하고 안 하지도 못하고, 그래서 나온 거 아닌가 싶습니다.
정운갑>어쨌든 대선 경쟁에서 토론회가 있을 수밖에 없고, 활발한 토론의 장 안에서 국민들이 평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텐데요.
김병준>해야 되고요. 그러나 이제 또 주의 깊게 봐야 될 부분이 토론은 어차피 말이거든요. 물론 그 말을 통해서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을 다 보고, 또 그다음에 입장을 다 보겠습니다마는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은 유권자들께서 당의 입장이나 또 그렇지 않으면 후보들의 인생 전체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또 가져야 되겠죠.
정운갑>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 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셨잖아요.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김병준>저는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나이 든 사람들한테 기대하는 것은, 보면 이제 경륜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지혜나 철학, 이런 것을 우리가 경험하자, 기대를 하는데 그게 잘 안 됐거든요. 안 되고, 나이 든 분들이 계속 정치하는 분들이 그냥 수나 쓰고, 그냥 꽤나 부리고, 그게 싫어서 젊은 사람을 불렀단 말이죠. 그 젊은 사람한테 우리가 기대하는 건 역시 어떤 새로운 시대정신이라든가, 또 그다음에 순수함이라든가 이해관계에 몰입되지 않는 이런 걸 보여줘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나이 든 분들하고 거의 똑같은 비슷한 모습들을 보였단 말이에요. 그게 국민들이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
정운갑>위원장님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 또 지방혁신분권위원장, 교육부총리, 핵심적 위치에 있었는데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차이는 어떤 겁니까.
김병준>그야말로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다 다르다고 저는 봅니다. 제가 대통령을 비교를 하자면 우선 사람에 대한 생각부터가 다른 것 같아요. 인간의 본성에 관한 생각이라든가 그다음에 시장의 기본적인 어떤 장단점이라든가 또 시민사회의 역동성이라든가 이런 걸 이해하는 것 자체가 벌써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세상 만물 모든 것에 있어서 인식의 구조가 다른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책도 다르고, 또 그다음에 하는 여러 가지 정부 행위들도 다 다르고. 그래서 같은 게 거의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운갑>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여러 차례 비판을 한 바 있는데요. 그래서 역으로 문 정부가 이것만은 잘했다,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김병준>참 찾기가 힘들죠. 찾기가 힘듭니다.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노무현 정부하고 비교해도 말이 안 될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고요. 그다음에, 정말 보기 힘든데... 그나마 이야기를 하자면 조세 구조를 조금 강화한 거, 저는 그거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세금을 좀 더 올렸다는 건데 또 바르게 쓰지도 못했어요. 그러나 일단 조세 기반을 좀 강화한 것, 이것은 나중에 세월이 흐른 다음에 좀 도움이 될 거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운갑>검찰 개혁, 이런 부분들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김병준>검찰 개혁도 제대로 못 했죠. 방법도 틀렸고, 방향도 틀렸습니다. 왜 제가 방향이 틀렸다고 하는가 하면은 차라리 검찰이 가진 자의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그 부분을 줄여줘야 돼요. 그 권한 그대로 두고 그 위에다가 무슨 수사권 독립 문제나 필요한 부분입니다만, 그다음에 그 외에 공수처 같은 거 만들고 감독기관 외에 또 감독기관 만들고, 수사기관에 또 수사기관 만들고, 이런 방식은 이거는 시대에 역행하는 거죠. 차라리 검찰이 가지고 있는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많거든요. 그 부분을 법 자체를 개정해서 죄가 안 되는 걸 죄로 만들어 놓은 것도 많거든요. 그런 부분을 오히려 줄여줘야죠.
정운갑>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총리가 될 뻔했고,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에 참패한 뒤에 비대위원장으로 활약하면서 당을 추스린 바 있는데요. 변화와 혁신 측면에서 자유한국당과 지금의 국민의힘, 얼마나 바뀌었습니까.
김병준>제 잘못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을 하는데, 바뀐 게 별로 없다고 저는 봅니다.
오히려 악화된 부분이 더 많다, 당이 구조적으로 굉장히 더 약화가 됐습니다. 그래서 안타까워요. 계속해서 지금 외부 수혈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도자들이 계속 외부에서 들어갔고. 그동안 심지어 대선 후보조차도 지금 외부에서 들어오는 그런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얼마나 당이 약해졌습니까. 참 딱한 상황입니다.
정운갑>윤석열·최재형 후보 다 만나보셨잖아요. 대통령 후보로서 과연 준비가 돼 있느냐, 이런 지적들을 합니다. 대선주자로서 윤석열·최재형 후보를 평가한다면 어떻습니까.
김병준>저는 기본적인 자질은 다 돼 있다고 봅니다. 또 그 정도 경력도 다 되고 경륜도 있다고 보는데. 이제 결단력이라든가 그다음에 시대를 보는 눈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기본은 돼 있다고 보는데. 그걸 잘 살리지를 못하고 있어요. 특히 최재형 후보 같은 경우는, 정말 딱할 정도로 자기의 장점을 제대로 못 드러내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안타깝습니다.
정운갑>보수 야권 후보들에게 정권 심판을 넘어서 장기적인 비전과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 점을 지적을 했고 지도자의 역량으로 결단력을 강조 했는데요. 지금 보수 야권 후보들 여러 명이 있습니다. 어떤 후보가 이런 역량을 갖고 있다고 보세요.
김병준>대체로 한, 저보고 꼭 이야기를 하려면 한 50% 정도는 기본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제 워낙 정치가 엉망이다 보니까, 정말 한두마디 그냥 튀는 이야기 좀 했다고 해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 막 이런 상황이거든요 지금. 그래서 제가 대통령은 그렇게 되는 게 아니다, 시대에 대한 정말 아픈 그 고통을 알았어야 되고 그런 경륜도 있어야 되고, 또 결단력, 특히 대통령은 심지어 자기 지지자들의 원성을 사고 또 지도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는 그런 결정도 하는 인물이라야 되거든요. 그런데 대체로 그런 기본은 돼 있는 후보들이 제 눈에 많이 보입니다.
정운갑>보수 야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는 제3지대와의 단일화가 중요하다, 이 점도 강조를 했는데요.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부총리가 뛰고 있는데 보수 단일화 대열에 함께할 것으로 보시나요?
김병준>아마 국민적 압박, 내지는 여론의 압박 때문에라도 저는 단일화는 반드시 될 거라고 봅니다. 어떤 형태로든, 그리고 그 단일화가 오히려 야권 전체 승리를 위한 또 다른 추진력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반드시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그것도 그냥 형식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각축을 할 정도의 그런 게임이 돼야지, 결국 흥행이 되고 국민들 관심이 높아지고, 그러면서 야권 승리가 보장이 될 거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정운갑>이번에 왜 직접 대선에 안 뛰셨어요?
김병준>저는 사실 당선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출마를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너무 많이 나왔어요. 열세 명, 열다섯 명…뭐 이 정도 되다 보면 이건 뭐 메시지가 전달될 이유도 없고, 또 그런 환경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차라리 책을 쓰는 게 낫겠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정운갑>현재 여권의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입니다. 여권의 최종 후보로 낙점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아울러 이재명 지사의 장·단점은 뭐로 보고 계세요
김병준>참 어려운 이야기인데, 아마 지금의 지지도 구도로 봐서는 아마 1위가 될 가능성이 크죠. 크고, 그분을 보면 한마디로 저는 포퓰리스트라고 봅니다. 대중영합주의자. 그런데 그게 나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때로는 상당히 추진력도 있을 수가 있고, 대중이 원하는 대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좋을 수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요. 대중이 우리 미래나 국가를 위한 전략과 비전을 다 가지고 있는 거 아니거든요. 굉장히 민심도 존중돼야 하고 대중의 움직임도 다 존중이 돼야 하지만 미래 전략이나 그 비전이 다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대중영합주의자가 굉장히 위험한데. 저는 기본적으로 이 지사 같은 경우에 대중영합주의자가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주의해야 될 부분이 많다. 이렇게 봅니다.
정운갑>장점은 어떤 것으로 보십니까.
김병준>장점은 바로 말씀드린 것처럼, 그 대중영합주의자가 때로는요. 굉장히 과감한 결정들을 국민들이 할 수 있거든요. 그런 게 장점이 있고, 또 한편으로 보면 말하자면 비전과 가치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또 국가의 미래를 보는 것이 단기적인 차원에서의 그런 과감한 결정, 그러니까 이제 양면이 다 있는 거죠.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거고요.
정운갑>대선까지 한 7개월여 시간이 남았는데요. 현 상황에서 볼 때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한 선거가 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김병준>저는 아무래도 걱정을 하는 차원에서, 지금 이대로 가면 저는 오히려 야권이 불리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 정신 바짝 차려야 되고 그다음에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제2단계 추진 로켓으로 경선의 어떤 단일화와 활성화…작업이라든가, 이런 의미 있는 단일화 작업들도 이루어지고 그래야 된다고 보는 겁니다.
정운갑>시대정신이라고 해야 합니까. 다음 대통령은 어떤 자질이 가장 중요합니까.
김병준>우리가 지금 해야 될, 풀어야 될 과제가 너무 많거든요. 그 과제 혼자 못 풉니다. 대통령이 절대 대통령의, 권력의 칼 가지고는 못 푸니까 결국 국민들의 힘을 빌려서 그걸 풀어야 되는데, 국민들 힘을 어쩌면 그야말로 공정하고 또 정의로워야 하고 그다음에 결단력도 있어야 되고, 무엇보다도 도덕적인 부분 이런 부분에서 결함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운갑>지금까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김병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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