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출 과정에서 우리 대사관 직원이 공항에서 아프간 사람을 격하게 끌어안는 사진이 온종일 화제가 됐는데요.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김일응 공사참사관은 탈레반이 버스를 14시간 가까이 막았을 때가 최대 고비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직접 이야기 들어보시죠,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포기하면서 카타르로 피신한 한국 대사관은 지난 22일 김일응 공사참사관 등 4명을 다시 카불 공항으로 보냈습니다.
"다시 데리러오겠다"고 약속한 아프간 현지 조력자들을 구출하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김일응 / 주아프간 공사참사관
- "안 들어가면 확인할 사람이 없어 대행할 사람도 없고. 경호단장도 자기는 아이들도 크고 해서 괜찮다고…."
탈레반에 점령된 공항 북쪽 게이트를 제외하고, 동쪽 게이트와 애비 게이트 통과를 시도했지만 26명 진입에 그쳤습니다.
버스 작전을 통해 현지 조력자들을 공항으로 이송했는데, 공항 입구에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탈레반은 여행증명서의 원본을 내놓으라며 막아섰고, 무려 14시간 동안 버스는 도로에 억류된 채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아프간 탈출의 최대 고비를 맞이한 셈인데, 협상을 거듭한 끝에 김 참사관은 무사히 공항에 들어온 아프간 직원들과 감격의 포옹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일응 / 주아프간 공사참사관
- "더운 날씨에 에어컨 없이 애들 데리고 창문도 안 보이는 밀폐된 공간에…. 14시간 갇혀 있다 보니 얼굴이 사색이 돼서 내려오는데…."
김 참사관은 두 딸이 걱정할까 봐 아빠가 다시 카불로 갈 거라는 얘기도 못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 인터뷰 : 김일응 / 주아프간 공사참사관
- "아빠 뉴스 나오는 거 같다고 카불 다녀왔느냐고. '아이 참 아빠는' 이런 얘기 했어요. 모든 사람 데리고 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기분이 좋고…."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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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