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의전 논란' 강성국 법무차관 "이유불문 고개 숙여 사과"

"취재진 비켜달라는 요청에 기마 자세한 것"
"주위 사람 인권 존중·보호받도록 하겠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지원방안 관련 브리핑을 할 때 비가 오자 직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씌워줘 이른바 '과잉 의전'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사과했습니다.

오늘(27일) 강 차관은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내고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강 차관은 오늘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그 가족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직후 정문 앞에서 이들에 대한 초기 지원방안 등을 발표했습니다.

브리핑이 진행된 10여 분 동안 현장에는 많은 비가 내렸고, 이때 한 직원이 강 차관 뒤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해당 사진에 누리꾼들은 "80년대를 보는 듯하다",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런 갑질을 할 수 있나", "부모님이 보시면 마음 아프시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법무부 측은 "사진·영상 촬영 협조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이라며 "처음에는 직원이 차관 옆에서 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취재진이 비켜달라고 요청해 엉거주춤하게 기마 자세를 했다가 다리가 아파지자 직원 스스로 무릎을 꿇고 앉아 우산만 보이도록 자세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강 차관도 사과문을 통해 "엄숙하고 효율적인 브리핑이 이뤄지도록 저희 직원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력을 다하는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부터 제 주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도록 거듭나겠다. 죄송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강 차관은 물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녹아내리는 설탕인가. 그야말로 슈가 보이"라며 "강 차관이 법무부 직원을 대하는 태도, 나아가 뒤떨어진 시대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저 직원도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 아닌가. 다 같은 국민의 공복"이라며 "무슨 조선 시대도 아니고. 저 차관님 나으리는 반성하셔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