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예비후보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른바 투스톤의 갈등은 이미 오래전 예고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무슨 얘긴지 윤지원 기자와 백브리핑에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앵커 】
윤 기자, 예고된 갈등이었다. 무슨 얘기에요?
【 기자 】
어제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영상이 있습니다.
지난 3월 6일, 당시 전직 최고위원이었던 이준석 대표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건데요,
무슨 이야기를 했기에 논란이 되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시죠.
『SYNC: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과거 영상 (‘매일신문 프레스18’)』
윤석열은 철학이 없다, 나는 유승민을 대통령 만들어야 한다, 당권은 내가 잡겠다는 말을 이어갔는데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문제적 발언은 이겁니다.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뜨겠다."
지난 2012년 이준석 대표는 '박근혜의 남자'로 불렸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민을 갈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었는데요,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이민을 넘어서 지구를 떠나겠다고 한 것입니다.
요즘 억만장자들이 잇따라 우주여행을 하고 있어서 과학기술 발전에 맞춰 발언 수위를 높인 건가 싶기도 한데요,
어쨌든 이때 인터뷰 영상이 재조명되면서 '예고된 갈등'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 앵커 】
얼핏 들으면 농담처럼 한 이야기 같긴 한데. 그런데 실제로 실제로 당권을 잡으면서 더 논란이 되는 것 같아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저 영상이 업로드되고 3달 만에 실제로 당대표가 됐습니다.
사실 이준석 대표는 '유승민 키즈'라고도 불릴 정도로 누가 보더라도 유승민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당대표 후보시절부터 이 대표가 당권을 잡는다면 공정한 대선 주자 선발이 가능하겠냐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이 대표 본인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후보 시절부터 대표가 된 이후까지 공정한 경쟁을 강조해왔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SYNC: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지난 5월, 당대표 후보 당시)
"절대 버스라는 것은 특정인을 위해 기다려서 되는 것이 아니고요.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공정하고 엄격한 룰'을 통해서 저희가 경선을 운영하고 플랫폼화되어야지만 저는 많은 주자들이 참여할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SYNC: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23일)
"대구 연설에서 탄핵의 강을 넘도록 제가 연설했던 걸 누구나 기억하고 있고 도대체 일희일비하면서 간극을 벌리려고 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고 '흔들림 없이 공정한 경선'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하지만, 불과 2~3달 만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겠다던 생각이 변했겠느냐는 의혹의 시선이 많습니다.
토론을 통한 경쟁을 강조하는 것도 결국은 특정 후보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거죠.
【 앵커 】
윤석열 후보도 이런 부분, 분명히 의식하고 있지 않을까요?
【 기자 】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죠.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뜨겠다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 시작한 바로 어제, 윤 전 총장은 국회에서 갈등설을 일축했습니다.
당시 모습 보시죠.
『SYNC: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어제)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양상이 계속 비치는데….
"제 입장에서는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그동안 잘 소통해왔고 그렇게 비치는 것이 저로서는 사실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런 걸 해소할 만한 뭐가 필요하면 적극적인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최근까지 (소통) 했죠. 만나기도 하고 전화 통화도 하고."』
겉으로는 갈등이 없다고 하지만, 국민의힘에 입당 원서를 낼 때부터 이미 갈등은 표면화됐습니다.
저희도 전해 드린 것처럼 굳이 이준석 대표가 지방 일정을 간 날 입당 원서를 냈기 때문인데요,
윤 전 총장은 충분한 소통 하에 입당하게 된 것이라고 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SYNC: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2일)
"제가 지도부에도 입당 시기가 늦지는 않을 것이다 말씀을 드렸고 충분한 소통 하에 입당을 하게 된 것입니다."』
『SYNC: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원래 2일에 입당하는 것으로 저희가 사전에 양해가 있었는데 중간에 정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일정을 급하게 변경한 것으로 이렇게 알려졌는데 사실 저는 그렇게 했더라도 다시 상의를 했어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고, 형식에 있어 가지고는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합니다."』
시작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에, 이제는 윤석열 캠프와 이준석 대표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갈등이 번지는 양상인데요,
이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 유승민 후보는 어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자 "한마디만 충고하겠다. 말을 좀 줄이고 생각할 시간을 좀 더 많이 가지면 좋겠다"고 한 것인데요,
당내 모든 대선주자들을 아울러야 할 이 대표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물론 문제 영상은 대표가 되기 이전에 한 발언이지만,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게 하네요.
지금까지 윤지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