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 한 아파트단지 상가 내 부동산에 매물 홍보물이 붙어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박형기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임기 5년 안에 기본주택 100만호를 포함해 주택 총 2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이전해 신규 주택 7만호를 신규 공급하겠다고 맞섰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원천 행복주택 현장을 찾아 입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이중 기본주택으로 100만 호 이상을 공급해 장기임대공공주택(토지임대부 분양 포함) 비율을 1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지사는 "현재 30년 이상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좁은 면적과 나쁜 위치, 열악한 주거조건으로 기피 대상"이라며 기본주택 다량 공급 배경을 설명했다.
이 지사가 제시한 기본주택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평생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을 뜻한다. 역세권 등 좋은 위치의 고품질 주택으로 건축물만 분양하는 분양형, 건축물도 임대하는 임대형이 있다.
이 지사는 "지금까지 공공임대는 13평 정도였지면 33평형까지 만들겠다. 내 가족이 역세권에서 월 60만원 정도로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역세권 30평 아파트가 10억원으로 전세로 얻으려면 보통 7억원"이라며 "7억원의 연 이자율 3%만 따진다고 해도 연 2000만원, 월세로 하면 180만원이다. (기존 임대료의) 3분의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국토보유세(기본소득토지세) 도입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망국적 부동산투기를 막으려면 토지거래세를 줄이고, 0.17%에 불과한 실효보유세를 1% 선까지 점차 늘려가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 차단 목적의 교정과세인 국토보유세를 부과하면 반발이 따르므로 이를 전액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해 조세저항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실거주 주택이나 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부담·제한은 완화하겠다"며 "무주택자의 주택구입이나 실수요 부동산에 대한 금융지원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 지사는 신설되는 국토보유세가 기본주택의 재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기본주택 100만호의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30평형대 장기공공임대주택의 가치가 10억원이지만 건설원가는 3억원인데, 이를 담보로 5억원 정도를 빌릴 수 있으니 이 자금으로 기본주택을 짓고 또 지으면 실제로는 재원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며 "5억원의 이자는 기본주택 월세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중자금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공사채 발행, 펀드, ABS(자산유동화증권)발행 등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서 시중가치로 치면 원가보다 훨씬 비싼 자산이 있어 재원 조달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공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8.4. 이승환기자 |
이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도시를 옮길 수는 없다. 공항을 옮겨야 한다"며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 등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공항은 대통령 전용기와 국빈 이용 항공기의 이착륙을 비롯해 미군 비행 대대 주둔과 군 수송·정찰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1970년 경기 성남과 서울 강남에 걸친 현재 위치로 옮겼다.
하지만 서울공항으로 인해 성남과 서울 동남권에 고도제한이 생기면서 인근 주민과 지자체장이 2000년대 초부터 이전을 요구해왔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국빈 이용, 재난 시 구호물자 이동 등의 기능은 김포공항으로, 미군 비행대대는 오산 평택기지로, 수도권 항공 방위 기능은 다른 기지로 옮기자는 것이 이 전 대표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서울공항은 주택 약 3만호를 공급할 수 있는 면적"이라며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성남 구도심 주거 벨트의 두 축이 연결된 인구 약 10만 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공항 이전으로 송파구, 강동구, 판교, 분당 주민들이 겪어온 항공소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고도제한을 해제하면 이 지역에 4만 호 정도의 주택을 더 공급할 수 있다"며 총공급량을 최대 7만 호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공항이 대부분 국유지인 데다 도로, 지하철 등 기반 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어 조성원가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 전 대표는 "주택 공급은 공공주도로 하겠다"며 50년 모기지, 20~30년 장기 전세 등 공급방식 다양화로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전용단지 조성은 물론 자녀를 키우는 40대 무주택자도 입주 가능한 중형 평수 아파트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린벨트는 철저히 보호하고,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이익환수를 100분의 50까지 높여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건물에 마련된 유 후보의 선거 사무소에서 비대면으로 '정책발표 및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8.5. 이승환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을 두고 "갈수록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를 닮아간다"고 평가절하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지사께서 오늘도 설탕이 듬뿍 들어간 달콤한 공약을 내놓았다"며 "좋은 집에서 평생 살게 해주겠다는데 도대체 무슨 돈으로 기본주택을 짓겠다는 건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대체 그 천문학적 비용은 누가 무슨 돈으로 감당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한 후 "기본주택 공약이 그렇게 쉽다면 왜 지난 3년간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경기도에는 한 채의 기본주택도 공급하지 못했나"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의 주택 공급량이 지난 2018년 23만호에서 2019년 17만호, 2020년 15만7000호, 올해 5월까지 5만호로 갈수록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쁜 포퓰리즘으로 선거 때 표만 얻으면 된다는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며 "기본주택 같은 환상에 매달리지 말고, 집값을 잡아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도와드리고 전·월세를 안정시키는 것이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공약을 두고 "이걸(서울공항) 그냥 뽀개고 아파트를 짓겠다고 얘기하는 게, 총리까지 해놓고 너무하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공항이라는 게 어마어마한 국가 인프라다. 기간산업"이라며 "서울공항 같은 경우는 사실 군사공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공항이 유사시 담당하는 기능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김포공항에 그냥 갖다 붙이면 된다고 한다"며 "그 많은 국가 원수들이 왔다 갔다 할 때 그 김포공항에 있는 우리 주민들, 국민들의 불편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의 공약에 대해서도 "다 거짓말"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 때 진짜 집이 모자라서 (1기 신도시로) 200만호를 지었다"며 "그때는 '집만 있으면 된다'였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직주근접, 편의시
이어 "사람들의 선호가 다양해질 때는 정부가 특정 유형을 공급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유형의 집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그것을 막는 장애물들을 치워주는 역할이 국가로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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