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고래·멸치 똑같이 대할 것" vs 정진석 "급이 달라"

정진석 “가두리 양식으론 대어 못 키워”
이준석 “한우 비유 때 과도하다 지적하더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습니다. 최근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내 대권주자들이 당 행사에 잇달아 불참해 논란이 일자 정 의원은 ‘당’ 보다는 ‘후보자’ 중심의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을 옹호했습니다. 정 의원은 당내 친윤석열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진석 “후보자 편의주의 돼야”

정 의원은 오늘(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돌고래’에 비유하며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의정생활하면서 이런 광경을 본 기억이 없다”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후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하는 것이 당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대선 후보들이 지도부가 기획한 ‘대선경선후보 전체회의’와 ‘쪽방촌 봉사활동’에 불참해 지도부 패싱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정 의원은 지도부가 유력 후보들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행사를 열었다는 점도 비판했습니다. 그는 “지금쯤 각 후보들은 저마다 거미줄 같은 스케줄이 있고, 일정을 취소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자꾸 중앙당이 갑자기 부를 일이 아니다. 후보자 편의주의가 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울러 “군소 후보들에게 언론에 노출될 기회를 주고 원 팀으로서 결속을 다지겠다는 당 지도부의 충정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후보들은 푸른 등을 반짝이며 바다를 헤엄치는 고등어처럼 싱싱하게 삶의 현장으로 뛰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준석 “멸치든, 돌고래든 공정 대우”

이 대표는 당내 대선 후보를 ‘돌고래’, ‘멸치’ 등에 비유한 점을 지적하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정 의원님, (제가)당 밖 인사를 (수입산)육우, 당 안 인사를 한우에 비유했을 때 비유가 과도하다고 지적한 기억이 난다”며 “저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돌고래 다쳤을 때 때린 사람 혼내주고 약 발라주는 것도 제 역할이고, 멸치가 밖에 나가서 맞고 와도 (때린 사람을) 혼내 줄 것”이라며 멸치든, 돌고래든 공정대우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국무실장도 공방에 나섰습니다. 김 실장은 “외람됩니다만 의원님 친구분이시고 유력 후보이신 분의 메시지 관리에 주력해주시는 것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와 국민들의 바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설화에 시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을 겨냥했습니다.

한편, 윤 전 총장 캠프는 최근 ‘주 120시간 근무’, ‘건강한 페미니즘’, ‘부정식품’, ‘민란’ 등 잇단 설화를 방지하기 위해 ‘레드팀’을 구성한다는 방침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