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범몰이…속 긁는 비정상적 대화"
합당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연일 오가는 설전 속에서 점차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예스까 노까" 신경전을 주고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대표를 향해 "그냥 내가 싫은 것 같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오늘(5일) 이 대표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정상적인 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어제 이 대표는 안 대표가 합당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경선 버스의 요란한 승객"이라면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은 채 시간 끌기만 한다. 간단하게 묻는다. 합당에 예스(Yes)냐, 노(No)냐"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안 대표는 이 대표가 합당 여부에 대해 '예스(Yes), 노(No)'로 묻는 것을 두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싱가포르를 침략했을 때 그곳을 점령하던 영국군과 담판을 벌이면서 '예스까 노까(예스인가 노인가)'라고 했다"라고 비유했습니다.
안 대표의 비유에 이 대표는 "이제 누가 대화 중에 '기냐 아니냐' 하면 전범 취급당하겠다"며 "친일 몰이를 넘어서 전범 몰이는 신박하다"라고 비꼬았습니다.
그리고 이 대표는 오늘 라디오에서도 여과 없이 불편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는 "이게 정상적인 정치 지도자 간의 대화인가"라며 "제가 일본군 전범이면 국민의힘은 뭐가 되는가. 비정상적인 대화로 사람 속을 긁을 게 아니라 합당한다, 안 한다 선을 그으면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협상 시작한 지 한 달 반 가까이 지났다"며 "협상 시작할 때 제가 우리 당 협상단에게 국민의당의 지분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고 나서 사실상 더 이상 받아줄 것도 없을 정도로 저희가 거의 다 받아줬는데 협상단에서 결렬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한 달 가까이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안 대표는 갑자기 국민의힘이 합당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우리는 당명 바꾸라는 것 빼고 조건을 거의 다 들어줬다. 이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다른 정치 지도자들과 오해를 빚었던 일들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안 대표가) 예전에 민주당에 있을 때도 문재인 대통령이 집 앞에 찾아가도 안 만나줬다. 혁신 전당대회를 받아달라고 하다가 나중에 탈당했다"며 "(안 대표의) 반복되는 패턴은 이미 국민들한테 간파당했다. 이제는 뭔지 너무 뻔하게 알기 때문에 싫으시면 그냥 싫다고 말씀하시면 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상관없이 오는 30일 경선 후보 등록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같은 야권 지지율 1위도 경선 버스에 올라탔다. 그
끝으로 "합당은 최소 2, 3주 걸린다. 안 대표가 경선 버스에 탄다고 하면 택시 교육을 받지 않고 올라가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개인택시 양수·양도 교육을 위해 일주일간 휴가를 떠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