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YES·NO' 답변 강요 고압적 자세 비판
이준석 “친일몰이 넘어 전범몰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지도부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합당 관련 “예스(YES)냐, 노(NO)냐”를 물어본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싱가포르를 침략한 일본 전범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안 대표는 오늘(4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대표의 ‘예스 노’ 입장 표명 압박에 대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영국군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낼 때 사용했던 표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 대표는 “(당시) 싱가포르는 영국이 점령 중이었다”며 “양쪽(일본·싱가포르) 장군끼리 담판을 벌였는데 그때 야마시타 중장이 한 말이 ‘예스까 노까(예스인가 노인가)’ 즉 ‘항복할래 말래’였다. 역사적으로 그런 뜻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설마 (이 대표가) 그런 의도로 했을까”라며 “(발언에 담긴) 역사적인 사실을 모르고 그 말씀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당 지지율이 7~8% 나오는 3위 정당이라는 점을 밝히며 “7~8% 지지층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안 대표의 해당 발언은 이 대표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으로 분석됩니다. 이 대표가 제1야당의 지위를 앞세워 일본군과 유사하게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겁니다.
한편, 안 대표가 거론한 야마시타는 일본 내 군국주의적 인물입니다. 그는 싱가포르를 비롯해 대학살에 대한 책임으로 B급 전범으로 기소돼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다만 영국군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예스 노’를 외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본 전범’ 발언에 대해 양당 두 대표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누가 대화 중에 ‘기냐 아니냐’ 하면 전범 취급 당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이 대표는 “정상적인 대화를 하자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며 “친일몰이를 넘어서 전범몰이는 신박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양당 합당 문제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혁신하면 타겠다, 버스 기사가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고 하면), 그냥 문 닫고 가는 것”이라며 “꼭 요란한 승객을 태우고 가야 하나”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또한 “안철수 대표 측의 반복되는 협상 전술에 넘어가지 않는다”며 협상 주도권을 놓
이 대표가 못 박은 합당 데드라인은 이번 주입니다. 사실상 안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날린 겁니다. 이에 정치권은 이달 30일 전까지 합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