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페미 감별사 자처 말고, 현실 먼저 공부”
정세균 측 “부마항쟁 보다 더 무식한 발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에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윤 전 검찰총장은 오늘(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무 모임 '명불허전'에 강연자로 참석해 저출산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이라는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정권을 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페미니즘의 정치적 악용이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정치인들이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페미니즘·성평등 문제를 의도적으로 끌어내 남녀 사이의 교제가 소극적이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윤 전 총장은 저출산에 대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구조적 여건이 안 돼 생기는 문제 등 종합적”이라며 “출산장려금을 줘서 되는 게 아니고 시험관(아기 시술 지원)에 들어가는 돈을 엄청나게 썼는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인식이 조금 더 바뀐다면 굳이 할당제 같은 것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여성의 공정한 사회참여 기회, 보상이 이뤄지지 않겠는가”라며 양성평등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성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산 선수의 ‘페미 논란’으로 국민의힘과 설전을 벌여오던 정의당은 윤 전 총장의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을 놓고도 쓴소리를 이어갔습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에 “우리는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을 별로 원치 않는다”며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니 이준석 대표를 닮아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나”라고 비판했습니다.
강 대표는 “'건강한 페미' 구분 짓는 감별사 자처하며 훈계하지 말고, 여성들의 현실과 목소리를 먼저 공부하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녀 간 교제에 성평등이 없다면 건전한 교제이기는커녕 폭력과 차별로 얼룩진 관계일 것”이라며 “국민의 절반인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그 자체로 국가를 위한 정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 캠프의 경민정 부대변인은 “페미니즘과 남녀 간의 건전한 교제를 연결시키는 것은 6·10항쟁 이한열 열사를 부마항쟁과 연결하는 것보다 더 어이없고, 엉뚱하고, 난데없고, 뜬금없는 무식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다음부터 여성 문제에 관해 말씀하실 때는 석사 학위를 두 개씩이나 취득하신 유식한 부인께 꼭 좀 확인한 후에 발언해 주시
한편, 해당 발언이 논란이 일자 윤 전 총장은 “페미니즘이 좋은 뜻에서 쓰이면 되는데, 정치인들 입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쓰이면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는 것보다 갈등을 유발하는 면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런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