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당 "휴가가 대선보다 중요한 일정?"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번 주로 합당 협상 시한을 단언하자 국민의당 측은 "요구를 넘어 일방적 통보와 겁박에 가까운 독촉"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오늘(1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향한 8월 경선 버스를 출발시키기 위해 시동을 걸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국민의당이) 같은 목적지를 가졌다면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탑승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황 대변인은 "버스 출발을 기다리는 승객들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국민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이제는 안철수 대표가 직접 나서 답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민의힘은 어제(31일)도 이 대표가 사실상 이번 주를 합당 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하며 국민의당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이 대표는 "제가 안 대표를 계속 예우하는 건 대선주자 안철수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라며 "저는 다음 주가 지나면 휴가를 간다.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봬도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국민의당 측은 "고압적 갑질"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국민의힘의 태도는 요구를 넘어 일방적 통보와 겁박에 가까운 독촉"이라며 "여론조사 순위 제3당인 공당의 대표에 대한 예의도 없고,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깔보는 자세를 계속 보이고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휴가 일정이 내년 더 나은 정권 교체를 위한 대선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정인 줄 몰랐다"며 "(이 대표 휴가 일정을) 몰라서 국민의당은 이번 주를 김경수-드루킹 19대 대선 여론조작 몸통 찾기 일정으로 채워 놨다"라고 비꼬았습니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대통령 휴가 일정도 모르는데 난데없이 전 국민이 이 대표의 휴가 일정을 알게 되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도 본인 휴가 기간을 피해서 입당하라고 하니 (윤 전 총장이) 얼마나 기분이 상했으면 당 대표가 없는 사이 입당을 강행했을까"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당 측이 이 대표의 발언에 여과 없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이 대표도 "역으로 휴가를 안 가면 합당하느냐"며 발끈했습니다.
그는 "합당 의지가 있으면 만나자는 제안부터 받으면 된다"며 "합당할지도 안 할지도 모르는 국민의당에 (내가) 대기 타고 있어야 하느냐"라고 맞대응했습니다.
이어 "이번 주에는 하기 싫은 합당이 다음 주에는 하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 휴가를 가지 말라는 건가"라며 "국민들은 이제 알아가고 있다. 합당 협상이 왜 산으로 갔는지. 국민의당이 다음에는 어떤 핑계를 만들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도 "'정치는 타이밍이다'라는 말이 있다. 또다시 최악의 타이밍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지난 4·7 재보궐 당시 안 대표가 시기를 놓쳐 서울시장에 선택받지 못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한편, 안 대표는 국민의힘의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