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정의당은 가짜 페미" 맞대응
누리꾼 "여자가 애 낳는 기계냐" 공분
국민의힘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하태경 의원이 자신의 공약 '남녀공동복무제'와 관련해 "임신·출산을 한 여성의 복무는 면제하겠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여자가 애 낳는 기계냐"며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안티 페미니즘을 선동한다"라고 비판하자 하 의원은 "정의당은 허울뿐인 가짜 페미니즘의 탈을 벗어라"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논란은 어제(18일) 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녀공동복무제 관련 질의응답을 올리며 불거졌습니다. 당시 하 의원은 "남녀징병제를 운영 중인 이스라엘의 경우 출산과 임신을 한 여성에게는 병역의무를 면제하고 있다"며 "이 사례를 참고해 임신하거나 출산을 한 여성의 복무와 예비군 훈련은 면제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구 급감에 따른 병력 자원 감소는 우리나라 국가 안보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중차대한 과제"라며 "여군을 위한 숙소 등 복무 환경 개선은 남녀공동복무제 시행을 결정하고 예산을 투입해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본인부터 군대를 다녀오고 말하라" 등 거센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여초 커뮤니티로 일컬어지는 네이트판에는 하 의원의 공약을 두고 "이대남(20대 남성) 표 받으려고 수 쓰는 것 아니냐", "본인도 군대에 안 다녀왔으면서 왜 애꿎은 여자들한테 가라고 하나",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 보는 것 아니냐" 등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습니다.
청년정의당의 강 대표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장을 이번에도 앵무새처럼 옮겨왔다"며 "안티 페미니즘을 선동하는 하태경식 포퓰리즘의 연장선"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강 대표는 "현재 인구 감소 추세대로라면 2040년에는 내국인 생산 가능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이미 나와 있다"며 "대선 주자라면 무조건 군 규모를 유지시키겠다는 주장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 의원은) 노르웨이에서는 여자도 군대에 간다고 했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 평등 국가로, 공기업 및 상장 기업 이사진에 여성 임원 40% 할당제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 성 평등 조치를 하는 나라"라며 "하 의원은 노르웨이를 얘기하지만 그곳의 성 평등도, 군축도 따라 할 생각이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자만 강제로 군대 가는' 제도가 올바르다고 보지 않지만, 그 해법이 '여자도 군대 가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 의원에게 보이는 의지라고는 안티 페미니즘으로 표를 끌어모으겠다는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하 의원은 오늘(19일) "정의당은 특별한 대안도 없이 제 공약을 안티 페미니즘과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며 "정의당식 주장이라면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은 졸지에 '안티 페미 포퓰리즘'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반격했습니다.
그는 "정의당은 마치 군대 안 가는 여성만이 우리 사회 유지에 기여하는 것처럼 청년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며 "정의당이 진정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정당이라면 최소한의 일관성이라도 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양성평등을 주장하려면 제도적으로 가장 심각한 남녀차별로 남아있는 군 복무 문제를 먼저 해결하자고 나서야 정상"이라며 남녀공동복무제 공약을 비판하고 싶거든 허울뿐인 '가짜 페미니즘'의 탈이라도 벗어 던지고 하길 바란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그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구분됐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남녀가 평등한 시대"라며 "남녀공동복무제가 시행되면 더 이상 군 가산점 논란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