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상생방역' 당분간 어려울 듯
민주당과의 협치 진전
앞으로 남은 과제는 주택공급·수도방역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16일, 자신의 세번째 임기 100일째를 맞이합니다.
2006년 첫 임기를 시작으로 서울시장으로 있던 오 시장은 재선 임기 도중인 2011년 8월 사퇴한 후 10년간 야인으로 돌아갔다가 거의 10년 만에 서울시청에 다시 발을 내딛었습니다.
오 시장은 보궐선거 기간에 득표율 57.5%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당시 서울시의회를 장악하고 있어 자신이 내건 주요 공약들을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재정비 사업 활성화와 맞춤형 상생방역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최근에서야 서울형 교육 플랫폼인 '서울런'과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등을 통해 시민들은 오 시장의 사업 시행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오세훈 표 사업'이 계속해서 가시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늘(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자신의 주요 공약이었던 재정비 사업에 대해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압구정·여의도·목동 등을 포함한 시내 주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규정했습니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부동산 시장교란 행위를 먼저 근절해 나가겠다"고 직접 시장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신속성보다 신중함을 기하는 태도를 야기하는 현실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완화를 건의했지만 여당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무마됐습니다.
주택 공급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26일에는 재개발 규제 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전면 도입 등을 발표했습니다.
또 하나의 주요 공약이었던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도 어려웠습니다.
오 시장은 취임 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며 실정에 맞는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자가진단키트를 통한 검사 방법 다원화도 하나의 수단으로 제안했습니다. 콜센터와 물류센터 등에서 자가진단키드 시범사업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델타변이 확산과 백신 미접종 환자 급증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서울형 상생방역'을 밀고나가기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시에서 관리하는 주요 공원 등에서의 '야간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시의회 110석 중 101석이 민주당이 차지한 현재, 오 시장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협치'였습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의 마찰은 서울시 조직 개편안과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하여 나타났습니다.
민주당은 오 시장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박원순 색깔 지우기'라며 반발했고, 오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 예산을 추경안에서 삭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조찬 모임 등을 통해 시의원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조직개편안의 시의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등 갈등보다 협치를 선택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시의회 역시 일부 사업 예산을 당초 안보다 줄이는 정도로 결정하며 대결 국면을 마쳤습니다.
오 시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 서울시의 가장 큰 과제는 '주택 공급'과 '방역'입니다.
지금까지는 시장 과열을 억제하는 신중한 준비 과정이었다면
방역과 관련해서도 오 시장은 수도 방역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1년 남짓한 3선 임기를 넘은 "임기 5년"을 언급했습니다. 4선 성공 여부는 향후 부동산과 방역 문제 해결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