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여가부 출구전략 애먼 통일부 끌어들여"
이재명 "반(反)통일 정서 정치적으로 이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 폐지까지 불을 지피며 여야 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대표를 향해 “앞으로도 크고 작은 뻘짓을 계속할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작은 정부론’까지 언급하며 보수 진영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여권을 공격하고 아울러 쟁점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여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대표는 “작은 정부론은 대선을 앞두고 주요하게 다뤄질 과제”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이 여성부 폐지를 내걸고 뻘짓하다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니, 출구전략으로 애먼 통일부를 끌어들여 철 지난 작은 정부 타령 모드로 갈아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 발언의 배경은 여성혐오 코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코드라고 변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공부가 안 돼 있으니 뻘짓은 이미 프로그래밍 돼 있는 셈”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항상 (폐지를) 언급 했던 게 여가부와 통일부”라고 발언했습니다.
이 대표는 “단순하게 통일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라며 “외교의 업무와 통일의 업무가 분리된 게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일 수 있다. 외교의 큰 틀 안에 통일이란 게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라며 “통일부 장관이 세계 여성의 날에 자기 부처 여성 공무원에게 꽃을 선물하고 유튜브를 찍는 사이, 오히려 북한의 여성 인권 실태를 챙긴 것은 탈북 여성이고 유엔(UN)이었다”며 통일부 실효성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여권 주요 인사들은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일제히 반발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반(反)통일 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위험하고 경솔한 제안”이라며 “통일부 폐지는 남북관계 전반 업무의 혼선과 비효율을 낳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어리석고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국가적 과제를 안다면 결코 내놓을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했습니다.
여권 인사들이 반발에 나선 건 ‘통일부 폐지론’과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성과’ 평가가 맥을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잇겠다는 여권 대선 주자들로서는 결코 무대응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한편 ‘통일부 폐지’ 반발 목소리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회협력위원장은 “통일부는 존치되어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 이슈를 들고 나오는 이유는 ‘지지층 결집’으로 해석됩니다. 여성과 남북관계 등 폭발력이 강한 이슈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등 전략적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