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관련 세계보건기구 경고 강조
태영호 "백신 접종에도 확진자 급증하는 현실"
"북한에서 누가 감히 김정은에 대화 제기하겠나"
북한이 최근 세계적 우세종으로 자리잡아가는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초미의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10일 노동신문은 ‘악화되는 대유행 전염병 상황, 방역완화 움직임에 경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적인 코로나19 피해상황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신문은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사망자 수가 400만 명을 훨씬 넘어섰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첫 사망자가 발생한 때로부터 100만 명에 이르는데 9개월이 걸렸으며 10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늘어나는데는 4개월정도 걸렸다”면서 “3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증가하는데는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무수히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여과 없이 전하면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면서 보건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포르투갈에서 새로 등록되는 감염자의 90%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것이 확인됐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그 비율은 각각 59%, 40%”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는 방역 완화 움직임을 보여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세계보건기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무섭게 퍼지고있는 상황에서 방역조치를 완화하면 국제사회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보건 전문가들은 전염병의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엄격한 방역조치를 계속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일찌감치 빗장을 걸어잠근 북한이 델타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봉쇄 조치의 불가피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북한의 이 같은 대응 속에, 남북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어제(9일)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태 의원은 “외국 비행기의 자국 착륙도 두려워하는 북한이 외부와의 대화에 나올까”라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일 평양에서는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자녀들의 대규모 철수작전이 펼쳐졌습니다. 대사관 직원의 자녀를 포함한 84명이 북한 열차로 평양을 출발한 것입니다. 태 의원은 인도인 4명도 함께 출발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북한을 떠나려던 외국인들이 함께 철수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고위 간부들을 대거 해임한 일도 언급했습니다. 태 의원은 “북한군 최고 수뇌들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 이병철과 군 총참모장 박정천을 강등시키고 국방상 김정관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사회안전상 이영길을 임명했다고 한다”며 “당 과학교육부 부장인 최상건과 1부부장이었던 최동명을 해임하는 등 2013년 12월 장성택 숙청 사건 후 최대 규모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최대 규모 문책성 인사와 러시아 대사관 일행의 평양 대탈출은 불과 사흘 간격으로 일어났습니다. 이 두 사건이 단지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태 의원의 관측입니다.
지난해 3월에도 러시아는 특별기를 평양에 보내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킨 바 있습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측은 비행기로 자국민 철수를 제안했을 터인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많은 품을 들여 특별열차를 편성해 철수시켰다는 점이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철로 상황이 열악해 평양과 두만강역까지 일반 열차의 경우 4일, 특별열차도 24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태 의원은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군부 우두머리들과 방역 담당 간부들이 문책당하는 것을 본 북한 군부와 외무성이 러시아 비행기의 자국 비행장 착륙을 허용했다가 목이 날아날까봐 러시아 여객기의 북한 입국을 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번 북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는 북한 간부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사회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이 코백스에서 주겠다던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은 부작용 우려 때문에, 중국산 백신은 효능을 못 믿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백신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무상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접종 중인 AZ백신마저 믿지 못해 주겠다는 것도 안 받고 있는 셈입니다.
태 의원은 이에 대해 “백신 접종 확대에도 불구하고 델타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세계적 현실 앞에서 북한에서 감히 누가 김정은
그러면서 “코로나에 대한 김정은의 이러한 비과학적인 판단과 우려, 공포정치 때문에 위축되어 있는 북한 지도층의 불안 심리 등을 감안해보면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조정이 과연 북한을 대화의 마당으로 끌어낼 수 있을지, 우리만 ‘짝사랑’하고 있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