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누가 또 물어보겠느냐" 꼬집기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지난 5일 TV 토론회에서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을 해명하던 중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발언해 여야 안팎으로 비난이 쏟아지자 결국 사과했습니다.
어제(8일)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마지막 토론회에서 "답답해서 한 얘기긴 하지만 제가 지나쳤다. 사과드린다"라고 고개 숙였습니다.
이는 최문순 강원지사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최 지사는 "내가 밤새워 준비한 정책들이 일부 후보의 한마디로 쓸려나가는 걸 보면서 아주 허무한 걸 느꼈다.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발생한 일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일이 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 지사에게 부탁한다. 앞으로 '바지' 운운하는 발언을 하지 말아주고 사과해주길 바란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이 지사는 "전에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말씀하셔서 사과했다"면서도 "답답해서 말했다. 내가 지나친 것 같다. 사과드린다"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다시는 안 할 것이냐'는 최 지사의 물음에 이 지사는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설마 누가 저에게 또 물어보시겠나"라고 뼈있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논란이 된 이 지사의 '바지' 발언은 지난 5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여배우 스캔들' 해명 요구에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선 후보로서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여배우 스캔들'은 이 지사가 배우 김 씨와 불륜 관계였다는 내용의 스캔들로,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양육비 문제를 상담한 일이 있어 집회 현장에서 몇 차례 우연히 만난 게 전부"라고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그런데도 논란이 이어지자 이 지사는 김 씨가 이 지사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봤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하기 위해 아주대병원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신체 검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 전 총리의 비판에 이 지사는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응수하며 지난 2008년 여배우와의 스캔들이 불거졌던 가수 나훈아 씨가 기자회견에서 테이블 위에 올라가 "5분간 (바지를 내려서) 보여드리겠다. 아니면 믿겠습니까"라고 말한 것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이 지사의 '바지 발언'은 토론회가 끝난 뒤 일파만파 확산했고, 여야 안팎에서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정 전 총리는 "경선은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해야 하는 책무가 있기에 그 일환으로 국민 대신 물어본 것"이라며 "(이 지사가) 성실하게 답변하면 됐을 텐데, 제가 당황스러울 정도의 태도를 보인 건 의외였다"라고 혹평했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끼리 스파링 하는 과정이니 망정이지 본선이었으면 폭망각"이라며 "사이다 이재명은 어디 가고 몸 사리는 분위기가 답답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히 성추행 전문당이라는 비아냥
한편, 이 지사와 스캔들이 불거진 김 씨는 '바지 발언' 사과와 관련해 어제 "답답하겠지. 파이팅 이재명"이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