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해제된 미국 측 문서 21건을 공개했습니다.
전두환 군부가 광주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기 전날, 미국에는 "사전 발표 없이 진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외교부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해제 문서 21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전두환 신군부가 광주에 군을 투입해 무력 진압하기 전날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국대사를 면담한 결과 보고가 포함됐습니다.
문서에는 최광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일각에선 사전 통보한 후 낮에 진입하는 걸 선호했지만, 다른 이들은 저항 강도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 사전 발표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게 포함됐습니다.
미국이 계엄군의 광주 재진입 결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지난 1989년 미 국무부 답변서를 통해 처음 알려졌는데, 미 정부 문서를 통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2·12 사태 직후, 글라이스틴 대사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면담한 기록도 공개됐습니다.
면담에서 전두환은 "12·12 사태는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 수사에 필요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체포에 저항해 벌어진 일"이라며 "개인적인 정치 야심은 없고 최규하 대통령의 개헌을 지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미 국장급 협의를 계기로 미국 정부로부터 전달받은 관련 문건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공개됩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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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