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셀프 역사 왜곡, 절대 용납 못 해"
야권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권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를 '처음으로' 공격하면서 본격적인 대립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오늘(4일) 윤 전 총장은 미군을 '점령군'이라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는 이 지사를 향해 "황당무계한 망언"이라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저를 포함해 국민들께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 세력의 차기 유력 후보 이 지사도 이어받았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면서 "(이 지사는)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만 명의 미군과 UN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인가. 죽고 다친 수많은 국군 장병과 일반 국민들은 친일파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은 국민들의 성취에 기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을 잘못된 이념을 추종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주택 정책과 소주성 정책 모두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끝으로 "저는 역사와 외교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며 "상식을 파괴하는 세력이 더 이상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지 못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지난 1일 이 지사가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지적입니다.
해당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 지사 측은 "승전국인 미국이 일제를 무장해제하고, 그 지배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했으므로 '점령'이 맞는 표현"이라며 "(야권이)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을 한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의 해명에도 야권에서는 해당 발언과 관련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충격적 역사관'이라고 비판하며 "국민 편 가르기에 역사를 이용하는 모습을 개탄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숙한 좌파 운동권 논리를 이용해 당내 지지는 조금 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세대의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친일잔재·토착 왜구. 어디서 많이 봤다"며 "4년간 보아 온, 낙인찍기 낡은 정치를 이제 그만해야 한다. 역사는 지식보다 상식과 철학의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 지사는 친일세력과 미 점령군이 합작해 지배 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깨끗하게 출발 못 했다고 분명히 말했다. 나라를 다시 세우겠다는 각오까지 밝혔다며 "잘못된 역사 인식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처음으로 차기 대권 주자 가상 양자 대결에서 윤 전 총장에 오차 범위 밖 우세를 보였습니다.
글로벌리서치의 자체조사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격차는 8%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밖이었습니다. 더욱 자세한 사항은 글로벌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