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분 가량 대화 이어져
호남 지역을 방문 중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마지막 호남 일정으로 문제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광주 카페 사장' 배훈천 씨를 만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여당의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오늘(2일) 광주의 카페 사장 배훈천 씨를 만나 "마음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다"고 위로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자영업자 어려움을 현장에서 청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로 정 전 총리 측이 먼저 배 씨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배 씨는 지난달 12일 광주 4·19혁명기념관에서 호남대안포럼이 주관한 만민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최저임금 1만원 정책 등을 실명으로 공개 비판해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배 씨에 대한 비판성이 짙은 게시글을 올리자 친문 지지자들이 자신에게 폭언과 욕설 전화를 해 피해를 봤다고 배 씨는 호소했습니다.
정 전 총리는 배 씨에게 "저희도 유사한 상황을 겪은 적 있는데 심리적 고통이 굉장히 컸다"며 "일반 시민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송구하다"고 전했습니다. "훌훌 털어버리시고 빨리 벗어나셔서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고 사업도 잘하시기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 님이 과거 열성 지지자들의 문자 공세를 두고 양념 같은 것이라고 발언하셨다"며 "그러다 보니 전화 폭탄과 댓글 공격이 문화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배 씨는 정 전 총리에게 “문재인 정부들어 가장 문제 있는 사회 분위기가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몰아 죽창질을 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란 자유롭게 정부 정책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자영업자라고 해서 왜 생각이 없겠느냐"고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님 같은 사회 지도자들이 공격을 받을까 숨지 말고 이런 문화를 없애야 한다"며 "마음고생만 위로받아서는 제가 겪은 희생과 고통이 너무나 가치 없게 사라지고 말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SNS나 기사 댓글에는 제가 일베라고 선동까지 한다", "이런 행태가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고 심경을 토로했지만 "삶에 희망이 남아있는 지 회의감까지 들었는데 전 총리님께서 찾아주시니 큰 위로가 됐다"며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약 50분 가량 이어진 대화에서 정 전 총리와 배 씨는 코로나
대화가 시작되기 앞서 정 전 총리는 오른쪽 팔꿈치에 화상을 입은 배 씨에게 치료 연고를 선물하고, 배 씨는 이에 화답하듯 정 전 총리가 발간한 에세이 서적을 준비해 사인을 요청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