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메시지 삭제 후 단톡방 퇴장
윤희숙 “망둥이 뛰니 숭어 뛴다는 얘기도”
이준석 “링 밖에서 주먹 휘두르지 말라”
차기 대권을 노리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당 윤희숙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 소식에 단톡방에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라고 적었다가 삭제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에 윤 의원은 “별 의미 없다”고 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해당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응하며 비난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오늘(2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 의원은 이날 오전 한 의원의 초대를 받아 당 의원들이 모여 있는 채팅방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채팅방에는 윤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공유됐습니다.
이에 홍 의원은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메시지를 올렸고, 이를 본 김웅 의원은 ‘누가 숭어고 누가 망둥어인지’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습니다.
홍 의원은 즉시 메시지를 지우고 채팅방에서 퇴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후배가 출마한다는데 격려해주지는 못할망정…’이라고 적었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해당 채팅방을 자신을 초대해준 의원과 개인 채팅방으로 착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또한 홍 의원을 단체 채팅방에 초대한 의원은 거론된 ‘망둥이’는 윤 의원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을 지칭한 것이라며 해명 글을 올렸습니다.
이날 대선 출사표를 날린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홍 의원이 자신을 ‘망둥어’라 빗댄 발언에 대해 “목적은 정권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라며 “그런 이야기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망둥이가 뛰니 숭어가 뛴다는 말을 한 분들도 많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의원은 “우리당에서 경선을 흥미롭게 만들고 수준을 높이는 모든 후보, 앞으로 나올 후보, 범야권의 모든 후보가 숭어라고 생각한다”며 “그 안에 망둥어가 어딨겠느냐”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홍 의원 언행을 지적하며 비판 발언 자제를 부탁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숭어가 뛰니 망둥이가 뛴다’는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 저는 우리 당의 경제전문가 윤희숙 의원의 도전은 비빔밥에 꼭 필요한 고명이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비빔밥론’을 거론하며 홍 의원의 직설적인 발언에 주의를 당부한 것입니다.
이어 “저는 흥행을 위해 대권주자들 간의 다소간의 긴장관계는 오히려 권장한다”며 “하지만 산발적인 인신공격이나 비난은 자제를 요청한다. 입담으로 당할 사람이 없는 천하의 홍준표 대표님도 TPO에 맞춰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권투선수가 링 위에서 싸우면 아무리 치열해도 경기의 일환이지만 링 밖 길거리에서 주먹을 휘두르면 나쁜 사람”이라고 덧붙였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홍 의원을 겨냥해 “비판의 메시지는 자제해달라”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어 “앞으로 우리 당의 대선 주자군은 국민에게 소구력있는 정책과 메시지를 많이 발굴해달라”며 홍 의원을 향해 비판 메시지 자제를 당부한 것인데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논란의 불씨가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