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평양의 답변 기대"
미 국가안보보좌관 "평양의 분명한 신호 기다린다"
중국 관영매체도 한미 북핵 수석협상 긍정 평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 뒤 북한은 최근 ‘대화’와 ‘대결’을 모두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공식 반응 이후 방한한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해 미국의 북핵 담당 외교안보라인에서 잇달아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한한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우리측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21일 노규덕 본부장과 김 대표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대화와 대결 모두를 언급한 김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주목하며, 우리 역시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평양으로부터 만남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대화 언급이 우리가 곧 긍정적 회신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분명하게 외교와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공동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한다”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종료 후 북한이 내놓은 첫 공식 메시지로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대화’라는 키워드가 긍정적인 전망을 낳은 바 있습니다.
노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간 협의와 조율을 통해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상호 이익이 되는 선순환 구조의 복원을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노 본부장과 김 대표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에는 일본 북핵 수석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 한미일 북핵 협의를 진행합니다.
이에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북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현지시간 20일 설리번 보좌관은 ABC방송의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흥미로운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후속적으로 취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전한 것은 미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북한과 원칙에 입각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 그 방향으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는지 여부에 대한 평양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신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앉아서 협상을 시작하자’고 말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답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이란 핵 문제와 북한 핵 문제의 경우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루기 시작하는 외교를 대신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교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와 관련해 한반도 정세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1일 글로벌타임스는 성 김 대표의 방한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을 전했습니다.
양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마련에 공을 들였고 김정은 위원장도 대미 정책을 조정하고 있어 한반도 정세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성 김 대표 방한에 따른 한·미·일
뤼차오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북한이 정치적 고립과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 변화는 북한이 미국과 접촉할 수 있고, 미국의 대화 재개 노력을 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