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준석 돌풍' 경계심 가져야"
유승민 "능력주의 공감대 늘려갈 것"
야권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대구에서 만났습니다.
어제(20일) 두 사람은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유 전 의원의 20~40대 지지자 모임인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대담을 나눴습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대통령만이 해결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여러분과 같이 해결하는 장정을 시작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배신자' 낙인이 찍힌 대구에서 민심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진 전 교수는 이 포럼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라는 주제로 유 전 의원과 마주 앉았습니다. 진 전 교수는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당 대표로 선출된 일명 '이준석 돌풍'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 대표가 내세우는 '능력주의'가 지닌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이 대표가 보수 정당의 권위주의를 무너뜨리고 극우 반공주의와도 선을 그은 것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시장 만능주의, 능력주의, 실력주의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온다. 모든 사람을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은 절대 공정하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능력주의라는 말을 능력 있는 사람을 뽑자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사실 능력이 자기 능력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자기는 목동에서 공정한 경쟁을 했다는데 우리가 보면 '너 목동 살았네?'라고 한다. 성공했기에 독식하는 것,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은 차별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공정과 실력주의에 관해 진 전 교수와 생각이 아주 오랫동안 똑같았다"면서도 "이 대표를 위해 변호하자면, 우리 2030 젊은 세대가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능력주의가 진정한 공정으로서는 매우 부족했다는 걸 알았다. 그걸 알긴 아는데 능력주의가 열심히 해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반칙 없이 해달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보수든 진보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어느 게 옳은지 깊이 고민하면 공정이나 실력, 능력주의에 관해서도 진보와 보수가 공감대를 늘려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4·7 재보선에서 확인한 2030 세대의 지지가 언제 물거품처럼 사라질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가 살얼음판 걷듯 조심해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된 뒤 진중해졌고, 다른 사람 말도 더 들으려고 하는 등 달라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진 전 교수는 "(이 대
한편, 두 사람은 야권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메시지가 없어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