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입양해 키운 인생 스토리 등 미담 쏟아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대변인 임명 열흘 만에 사퇴하며 여러 해석을 낳은 가운데 야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의 몸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야권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그 대안카드로 최 원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겁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생각을 조만간 정리해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날 대선 얘기를 먼저 꺼낸 건 열린우리당 최강욱 의원이었습니다.
최 의원은 "(최 원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임기직에 계신 분에게 적절한 얘기냐"고 질문했습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은 정치적 중립성, 직무의 독립성이 업무의 요체"라며 "저의 거취 등을 놓고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최 원장은 "열심히 일하는 감사원 직원조차도 이 때문에 조금 난처한 경우가 있는 거로 안다. 이 부분은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이라고 답했습니다.
대선 출마 해석을 낳은 건 다음 발언이었습니다.
최강욱 의원이 재차 "헌법기관장인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이 직무를 마치자마자 출마하고, 재직 중 선거에 나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바람직한 현상이냐'고 묻자 최 원장은 "그 부분은 다양한 판단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최 원장은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가정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을 지냈습니다.
40년 가까이 법관을 지내며 숱한 일화를 남긴 '공직자의 롤모델'로 꼽힙니다.
감사원장 재직 기간에도 강직함과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두 아이를 입양해 키운 '인생 스토리'와 함께 대권의 무게추인 PK(부울경) 출신인 점도 정치적 강점으로 꼽힙니다.
최재형 카드의 부상은 윤석열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과도 맞물려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서울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을 열고 오는 27일 경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는 확실한 답을 피하는 상황입니다.
국민의힘 측에선 대안카드를 확보해야 하는 셈입니다.
최근 국민의힘이 부쩍 최 원장을 응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이준석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최 원장을 윤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과 함께 '당의 대선주자'로 규정했습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지난 17일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원전 경제성 조작을 밝혀낸 최 원장에게 (검찰이) 보복 수사를 하고 있다"며 최 원장을 엄호했습니다.
여당은 최 원장에 대해 견제에 나섰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8일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을 거론하면서 "차기 대선 후라도 적어도 형사사법과 감사 영역에 종사하는 고위공직자는 퇴직 후 1년간은 출마금지를 하는 법 개정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최강욱 의원은 검사와 법관이 퇴직한 후 1년간 공직 후보자로 출마하는 것을 제한하는 검찰청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현행법상으로는 퇴직 후 90일이 지나면 출마가 가능하다. 이 법안을 두고 보수야당과 언론은 '윤석열 출마금지법'이라고 비난했다. 윤 총장은 이 법안 제출 직후 사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조만간 최재형 감사원장도 출마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현행법에 따르면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 감사원장, 공수처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가수사본부장 등도 퇴직 후 90일이면 출마가 가능하다"며 "이래도 되는 것일까. 출마가 이렇게 쉽게 허용되면 재직시 판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 역시 19일 최 원장을 향해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신 의원은 "최 원장은 줄곧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아 왔다"며 "제가 법사위에 있을 때 원전 감사나 위헌적 언행에 대해 사퇴하라고 했던 것이 틀린 판단이 아니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뭐가 뛰니까 뭐도 뛴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검찰총장, 감사원장 등 사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최 원장을 싸잡아 비난한 겁니다.
신 의원은 "더 이상 원장 자리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감사원의 명예를 실추시킬 뿐"이라고 주장하며 최 원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