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한 파격 인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와 성향이 다른 최고위원들의 견제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30대 야당 신임 당대표 선출이 가져온 정치적 파장, 정치부 우종환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른바 '이준석호'를 이끌 선원들이 꾸려지고 있습니다. 파격이라고 하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파격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네, 일단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당대표 비서실장을 초선 의원으로 내정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비서실장은 재선 현역 의원이 맡는다는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 파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엔 재선 송언석 의원이, 황교안 대표 시절엔 이헌승·김도읍·김명연 등 비서실장 3명이 모두 재선의원이었습니다.
여기에 당 대변인 2명을 토론 배틀로 뽑겠다고 한 점도 파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어제)
- "그 승자는 누가 될지 저는 전혀 모릅니다. 피선거권도 없는 20대 대학생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서서 우리 당의 메시지를 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선거 공천 과정에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을 도입하겠다고 한 것 역시 파격입니다.
【 질문 2 】
30대에 원외 대표라는 점에서 이 대표의 조직 장악력에 대한 물음표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인선에 대한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
네, 당장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 대표의 인선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를 종합해 보면, 한 최고위원은 "최고위 논의도 없이 인선을 결정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는 건데요.
쉽게 말해 왜 우리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마음대로 정했느냐는 겁니다.
이 대표의 인선은 다음 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시작부터 이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최고위원들의 성향이 다르다 보니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3 】
최고위원들도 대부분 초선에 젊은 편이라 이 대표와 궁합이 맞을 거라는 예상이 많은데, 꼭 그렇지는 않은가 보죠?
【 기자 】
최고위 구성이 젊어진 건 맞습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 대표보다 불과 2살 많고,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90년생 31살입니다.
최고령 김재원 최고위원이 50대 중반이니, 연령만 보면 이 대표의 색깔과 맞을 법도 하죠.
하지만, 각 최고위원의 성향을 뜯어보면 이 대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조수진 수석최고위원은 '투사'로 불릴 정도로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고, 배 최고위원은 홍준표 의원과 가까운 강경보수로 평가됩니다.
김 최고위원은 한때 친박으로 분류됐고, 정미경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죠.
이런 논란을 의식했는지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를 잘 돕겠다고 했었는데요.
▶ 인터뷰 : 조수진 /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당대표를 도와 중도 실용에 입각한 수권 정당의 비전을 내놓겠습니다."
제가 한 최고위원에게 물어보니 "개인적 이견은 있더라도 지도부 간 조율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질문 4 】
30대 첫 거대 야당 대표 탄생을 보는 더불어민주당도 분위기가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오늘 보인 반응입니다.
"김대중·김영삼의 40대 기수론보다 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MZ 세대의 몸부림"이라고 말했는데요.
조 시장은 대선을 앞두고 유력주자에게 줄 서는 씁쓸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며 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의원 출신인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은 "꼭 성공한 대표가 돼서 차세대 정치인들의 희망이 돼 달라"고 덕담을 했는데요.
한편에선, 자칫 이 대표의 젊은 이미지에 밀려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꼰대 정당'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 질문 5 】
이 대표가 오늘은 공식일정이 없었습니다. 대신 SNS에 해명 글을 하나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어떤 건가요?
【 기자 】
네, 이 대표는 그 동안 제기돼 왔던 '노무현 장학금'과 '유승민 의원 추천서' 의혹에 대한 해명을 올렸습니다.
자신은 노 대통령 취임 이전에 하버드대 원서를 냈고, 입학 확정 뒤에 대통령 장학생이 된데다 그로부터 1년 뒤에야 유승민 의원이 당선됐다는 겁니다.
유승민 의원 추천서와 노무현 대통령 추천서, 노무현 재단 장학금 수혜 등은 모두 거짓이라는 설명인데요.
범여권뿐 아니라 당내 강경보수세력들도 의혹제기를 해온 만큼 확실하게 털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정치부 우종환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