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바로 밑에 '제1비서'직책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1비서 직함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12~2016년 사용했던 직책이라 주목된다. 책임을 분담하고 본인에게 쏠리는 이목을 분산시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1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당 규약을 개정하면서 26항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26조에 제1비서 라는 직책을 새롭게 반영했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다'라고 명시돼있다. 이는 김정은 총비서의 대리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당내 2인자 자리를 만든 셈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권력이 '김씨일가에게만 집중돼있지는 않다'라는 점을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자신에게 집중된 이목을 분산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북한 주민들을 향한 일종의 쑈(show)"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제1비서에 오른 인물로 김정은의 최측근 인사인 조용원 당 조직담당비서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도 거론되지만, 김여정이 이미 사실상의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조용원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다른 대북소식통은 "김여정은 상징적인 인물로서 이미 일정한 정도의 권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제1비서와 같은 직책을 부여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며 "당의 핵심권력기관인 조직지도부를 담당하는 조용원 비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정은이 쓰던 칭호를 다른 사람에게 부여한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본인은 약 5년간 제1비서라는 직함을 사용한 바 있다.
또 당 규약에 조선노동당의 통일 관련 '당면목적'으로 제시돼있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 수행'이 빠진 점도 주목된다. 북한이 말하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이란 미국의 식민지로부터 남조선을 해방시키는 일로, 적화통일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적화통일 목표를 폐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한 탈북민 출신 대북 전문가는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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