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여성 부사관이 남성 선임부사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유족들은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인 회유가 있었고, 심지어 부사관인 남자친구에게까지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해당 여성은 얼마나 억울했는지,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A 중사의 아버지.
딸의 영정 앞에서 억울함을 풀어주겠다고 다짐합니다.
▶ 인터뷰 : 피해 부사관 아버지
- "OO가 싫어하는 이 수염. 억울한 거 찾아질 때까지 수염 안 깎을 거야. 아버지가 네 명예 다 찾아주고 너 좋은 데로 보낼 때 깨끗하게 수염 밀고 올게."
지난 3월 충남 서산의 공군 부대 소속 A 중사는 선임인 B 중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가족들은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부대 상관들이 "없던 일로 해달라"며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다고 토로합니다.
결국 두 달여 간 휴가를 다녀온 뒤 부대를 옮긴 A 중사는 새로운 부대로 출근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한 날은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날로 추정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숙경 /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 상담소장
- "피해자가 성추행으로 사망했음에도 구속이 되지 않고 있어서 도주의 우려가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구속을 해야 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엔 이틀 만에 20만 명 넘는 국민들이 동의했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박원용·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